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16일 가톨릭회관에서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주제로 ‘2023 북향민과 함께하는 성탄제’를 개최하고, 북향민(북한이탈주민)과 성탄의 기쁨을 나눴다.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개최된 성탄제에는 교구 내 각 수도회가 운영하는 그룹홈 성모소화의 집, 아녜스의 집(파티마 성모 프란치스코 수녀회), 서울 남부하나센터(한빛종합사회복지관)와 서울시 거주 북향민 가족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레크레이션과 마술 등 친교의 시간을 중심으로 웃음꽃을 피웠고, 캐럴을 곁들인 생활성가로 분위기를 달궜다.
교구 민화위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모두 힘겹게 여러 고비를 넘기며 이 자리에 왔지만, 사막같이 느껴질 수 있다”며 “언젠가 다시 볼 가족과 고향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다 보면 하느님께서 좋은 응답을 주실 것”이라고 격려했다. 미사에서는 작성한 소원 카드를 봉헌하며 성령 칠은 카드를 뽑는 시간도 가졌다.
미사 후에는 북향민 자녀들에게 깜짝 선물이 안겨졌다. 이후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만찬을 함께하며 미리 성탄의 기쁨을 나눴다. 정 대주교는 “귀한 연말, 함께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각 가정에 아기 예수님의 큰 은총이 깃들길 바란다”고 축복했다. 식사 후 정 대주교가 직접 선물도 전달했다.
북향민 자녀들을 돌보는 아녜스의 집 박외숙(제네로사) 수녀는 “매년 성탄제에 참여하면서 서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런 자리 자체가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갓난아기와 참여한 한 북향민은 “처음 참석했는데, 진심으로 환대받는 기분이 들었다”면서 “아이가 클 때까지 계속 참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