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거리에서 들려오던 캐럴이 사라진 이유가 저작권 문제 탓이 아니라, 소음 규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는 12일 “캐럴을 포함해 거리에서 각종 음악이 들리지 않는 것은 생활소음 규제와 관련 있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시행된 소음ㆍ진동관리법은 카페, 식당 등 매장 외부 스피커를 통해 소음이 기준치(주간 65dB, 야간 60dB 이하)를 초과할 경우,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한음저협은 “저작권 문제로 거리에서 캐럴이 사라졌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작권법에 따라 대부분 매장에서는 음악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공개된 장소에서의 음악 사용은 공연으로 간주해 △커피 전문점 △기타 음료업점 △기타 주점업 △대규모 점포 △체력단련장 등을 제외한 대다수 매장은 저작권료 납부 의무가 없어 캐럴 등 음악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저작권료 납부 대상 영업장의 경우에도 50㎡ 미만의 소규모 매장은 저작권료 납부가 면제돼 제약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저작권 문제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저작권 단체들은 2008년 스타벅스 코리아를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롯데하이마트 등을 상대로 공연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해 저작권료를 받아낸 바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대형 매장은 물론, 소상공인 역시 음악을 틀지 않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캐럴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음저협 추가열 회장은 “대부분의 영업장은 저작권료 납부 의무가 없는 것이 현행 저작권법”이라며 “소음규제와 정부 에너지 정책 등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캐럴을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