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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낮추고 비워 이웃에게 자리 내어주는 성탄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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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다, 구주 오셨네!’ 주님 성탄 대축일이다.

많은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사랑을 실천하는 대림 시기를 뒤로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성탄을 맞이한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됐음에도 성당에 갈 마음을 내지 못한 이들, 주말에 이어지는 이른바 황금연휴라며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다.

주님 성탄 대축일을 올바로 지내기 위해서는 주님 성탄이 왜 우리에게 기쁘고 감사한 축제인지 다시금 되새기고 그 신비를 실천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이 되어 우리 곁에 오신 것은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가 새롭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가장 가난하고 작은 아기의 모습으로 오신 그리스도 덕분에 우리는 하느님의 용서를 받고 구원과 희망의 빛을 얻게 됐다.

그러나 이 시기, 세계 곳곳이 어둠과 절망으로 뒤덮여 있다. 물질적 양극화와 영적 무기력함도 넘쳐난다. 무엇보다 반목과 대립, 분쟁과 전쟁이 멈추지 않아, 누구랄 것 없이 절실히 평화를 갈구하고 있다.

이러한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은 누구보다 먼저 희망의 빛을 밝힐 수 있다. 이웃을,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그리스도로 여기는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말이다.

전국 각 교구장 주교들도 성탄 메시지를 통해 절망과 고통에 몸부림치는 이웃을 향해 눈을 돌리고 그들을 품에 안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주님 성탄 대축일은 이웃을 위한 마음자리를 더욱 크게 내어, 서로가 서로에게 빛과 소금이 되어주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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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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