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생명의 빛으로 오셨다.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는 작은 시골 마을 베들레헴의 마구간,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셨다.
전국 교구장 주교들은 성탄 메시지를 통해 전쟁과 평화, 대립과 갈등, 무관심과 어둠의 자리에 친교와 화해, 위로와 희망, 생명과 빛을 내어주자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우리 안의 선함을 이끌어내시고자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예수님이 오셨다며 우리 안의 선함이 눈을 뜨게 하자고 제안했다.
교구장 주교들은 예수 성탄의 신비를 설명하며, ‘서로 작은 이로서 서로를 사랑하고’(옥현진 대주교), ‘보잘것없는 이들을 하느님처럼 여기고’(조환길 대주교), ‘함께 일하는 이들의 부족함을 받아주며’(마산교구장 서리 신은근 신부), ‘비천한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의 낮고, 비워내는 자세가 되어야’(문창우 주교) 우리를 통해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드러나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느님은 당신 자신을 낮추시는 것도 모자라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다. 하느님의 아들이 가장 작은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시는 이유는 서로에게 빛이 되라는 뜻이다. 하느님의 사랑법은 인간과 ‘다른’ 하느님이 인간과 ‘같아지려고’ 자기 자신을 낮춘 겸손된 사랑에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의 한 교회는 구유 대신 돌무더기 잔해 속에 있는 아기 예수를 형상화했다. 가장 연약한 모습으로 온 아기 예수의 탄생이 고통받는 이들에게 힘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 특히 전쟁으로 죽음의 공포에 놓인 연약한 이들에게. 국경을 넘어야 생존할 수 있는 난민들에게. 기후 변화가 생존 위기로 닥친 이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