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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철 신부 "정부 환경정책 0점…더 이상 나쁠 수 없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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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PBC 뉴스
○ 진행 : 이혜은 앵커
○ 출연 : 조현철  / 예수회 신부, 서강대 교수  


[앵커] 최근 열린 사회교리주간 세미나에서 우리나라의 환경 정책에 대해 경종을 울린 사제를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서강대 교수로 생태환경 운동에 앞장서온 예수회 조현철 신부인데요.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정부 환경정책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 신부님 어서오세요.

▶ 안녕하세요.

▷사회교리주간 세미나에서도 발제를 하셨는데요.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점수를 주지 않으셨을 정도로 혹평을 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 전체적으로 봐서 환경 정책은 기본적으로 환경 보호를 위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되는데 지금 이 정부에서는 규제를 완화하거나 철폐하려고 하거든요. 예를 들면, 대통령은 모든 정부 부처가 산업 부처가 돼야 된다 그러면서 환경부도 환경산업부가 되라. 거기에 또 맞춰서 환경부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할 때 새로운 국제질서 탄소 중립을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 세계로 뻗어가는 우리의 녹색 산업 탄소 중립 순환 경제 그러면서 3대 녹색 신산업 5년간 녹색 산업 누적 100조 원 수출을 달성하겠다, 이거는 완전히 산업 논리거든요. 이렇게 해서는 자연 환경을 보호할 수가 없죠. 그러니까 제대로 된 환경 정책을 키울 수 없는 그런 토양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0점을 제가 이렇게 썼는데 그건 이제 더 이상 나쁠 수 없다는 뜻입니다.

▷ 생태환경과 관련된 사회교리의 기본 정신은 무엇인지 알았으면 합니다. 

▶ 전통적으로 보면 아마 공동선이 가장 먼저일 것 같아요.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주신 것이다. 우리 모두의 선을 위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태도는 감사와 존중 이런 게 돼야 되겠죠. 그리고 조금 한 발 더 나아간다고 하면 이제  '찬미받으소서' 회칙을 보면 거기에 보편적 친교라는 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지 우리를 위해서 주어진 어떤 수단이 아니고 우리와 함께 가야 할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들, 즉 인간을 포함해서 그런 창조 공동체라고 하는 그런 생각, 그게 아마 좀 더 진전된 그런 생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올해 8월 24일이었죠.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가 시작됐는데요. 가톨릭교회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행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양국 정부의 태도와 이에 반대하는 환경시민단체의 입장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해보시는지요?

▶ 그때 과학적으로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 이렇게 정치권에서 또 시민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많았죠. 그런데 저는 한일 양국 정부의 태도에서 두 가지 문제점만 좀 지적을 하고 싶어요. 우선 과학적으로 검증했다고 하는데 과학적 검증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보편적인 재현성입니다. 다시 얘기하면 같은 조건에서 누가 검증을 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와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국제원자력기구 IAEA라고 하는 국제기구 한 군데에서만 검증을 한 거예요. 그러니까 그걸 가지고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기본적으로 이 기구는 핵 발전을 규제하고 이런 것이 아니고요. 핵 발전을 진흥하기 위해서 설립한 기구입니다. 그러니까 이 기관에서 한 것을 가지고 단독으로 검증의 객관성을 내세우기는 굉장히 어렵죠. 

그리고 사회 교리에서 보면, 안전에 관한 논란이 있을 때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 이렇게 이야기했을 때 사전 예방 원칙을 준수하라고 돼 있습니다. 사전 예방 원칙이라고 하면 중요하게 고려할 요소가 '불확실성', '무지', '대안', 그러니까 대안이 있느냐 없느냐 그거예요.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30년 후에 100년 후에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확실하지 않죠. 그리고 우리는 사실 모릅니다. 그러니까 무지라는 걸 인정해야 되고 대안이 없느냐?, 있습니다. 육상에서 탱크를 더 지어서 할 수도 있고 고체로 만들어서 할 수도 있고, 단지 방류하는 게 가장 싸기 때문에 이걸 밀어붙인 거거든요. 그러니까 사전 예방 원칙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큰 잘못이죠. 일종의 생태적 범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 시민들은 물론이고 시민 환경단체가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에 대해 사제가 목소리를 내는 것을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거나 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 신부님께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신가요?
 
▶ 일반적인 용어로 얘기하면 우리가 이제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이걸 신앙의 용어로 바꾸면 창조 파괴입니다. 훼손이고. 그러니까 하느님이 보시는 게 좋았다라고 하신 그 창조 세계, 피조 세계를 망가뜨리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는 거죠. 하느님이 만드신 창조 세계를 보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일이 아닙니다. 모두가 해야 되는 일이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 사제가 예외가 될 수 없죠. 오히려 여기에 관심이 없는 사제가 있다고 하면 저는 뭐 없다고 믿고 싶은데요.그게 정말 큰 문제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해 일회용품 문제, 미세플라스틱 쓰레기 등과 같이 우리 지구에는 환경문제가 매우 심각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되는 자세와 바람이 있다면 무엇인지 끝으로 말씀해 주시지요. 

▶ 우선 이 문제 말씀하신 그 세 가지 문제의 근원에 보면 성장이라고 하는 게 들어 있습니다. 경제 성장, 성장이라고 하는 것은 생산과 소비를 늘리는 거거든요. 간단히 얘기하면 그러니까 우리가 못 살던 때에는 그리고 지금도 굉장히 못 사는 나라에는 성장이 필요해요. 더 많은 걸 생산하고 좀 쓸 필요가 있죠. 그런 경우에 성장하면 삶의 질이 향상됩니다. 그런데 일정 정도 성장을 하고 나면요. 대개 1인당 GDP 국내 총생산이 대략 1만 달러에서 1만 5천 달러 정도 되면 성장한다고 해서 삶의 행복도나 만족도가 높아지지 않아요. 어떨 때는 더 떨어집니다. 이게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이거든요. 지구 온난화, 일회용품,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자체가 이걸 증명하고 있는 거죠. 성장하면서 이런 것들이 더 많이 나오고 우리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잖아요. 삶을 위협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일상의 삶에서 나오는 이런 문제들인데 예수님의 삶이 주는 가르침을 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삶은 한마디로 단순하고 검약한 삶이죠. 그래서 아마 이것이 오늘날 생태위기 특히 또 불평등 시대에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그런 소중한 가르침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서강대 교수이신 조현철 예수회 신부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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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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