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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동성애자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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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의 대표 팀쿡은 동성애자입니다. 팀쿡은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밝히는 커밍아웃 이후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동성애 성향이 기업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폰의 이모티콘에는 남녀만이 아니라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이 함께 그려진 동성애 이모티콘도 있습니다. 

팀쿡만이 아닙니다. 아직은 낯설지만 우리 주위에는 동성애자들이 존재합니다. 영국 팝스타 엘튼 존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습니다.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 호주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 이안 소프, 미 CNN 앵커 앤더스 쿠퍼 등 동성애자는 지금도 세상 곳곳에서 특별하지만 남들과 다르지 않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동성 커플 축복 문제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리선언문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이번 선언문이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과 비교해 새로운 기준 또는 새로운 교리는 아닙니다. 어머니 이신 교회는 어떤 이라도 배제하지 않으며 가톨릭 교리에 위배되는 죄의 상태에 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하느님의 축복이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선언문에서 재확인 합니다.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축복, 사랑에서 소외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교회 역사상 단 한 번도 변한 적 없는 진리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혼인과 관련된 상황에 있어 가톨릭 교회 가르침을 벗어난 상황에 있는 이들이나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의 경우, 공개적으로나 혼인을 암시하는 형태의 축복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동성 커플의 축복에 혼인을 연상시키는 의복, 상징, 서약 등을 할 수 없습니다. 축복 예식이 장려되지도 혹은 마련되지도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가톨릭 교회가 가르치는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기 때문입니다. 축복은 축복일 뿐이지 결혼이 아닙니다.

하지만 ‘간단한 축복’을 통해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는 이에게 교회의 위로가 허락되지 않거나 금해져서도 안 됩니다. 축복을 청하는 이에게 사제는 자발적인 축복을 포함한 ‘간단한 기도’를 통해 평화, 건강, 인내심, 대화의 마음가짐, 상호 도움을 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는 빛과 힘도 청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시간 지난 19일.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 신부는 자신의 S.N.S.을 통해 자신이 동성 커플에 축복을 주었다고 밝혔습니다. 축복 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마틴 신부는 자신이 준 축복은 하느님의 많은 은총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성물 축복, 식사 전 기도의 축복, 아픈 이들의 축복 등 마틴 신부가 사제 생활 동안 한 많은 축복처럼 동성 커플 축복 또한 그 일부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동성애자도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성탄을 맞이하며 아기 예수의 은총이 온 누리에 퍼져나가길 기도합니다. 특히 동성애자를 비롯한 혐오와 차별 속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새해에는 평화안에서 어울려 함께하길 기도합니다. 여러분 성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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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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