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3년 만에 또 다시 1억 원을 기부한 90세 할머니가 있습니다.
병원비와 관리비 납부 외엔 돈을 모은다는 고복자 마리아 할머니.
기부 현장에 송창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보행기를 밀고 들어오는 고복자 마리아 할머니.
신학생 양성 장학금을 기부하기 위해 춘천교구청을 찾았습니다.
김주영 주교를 만난 고마리아 할머니는 행운목을 선물하며 웃음을 선사합니다.
<고복자 마리아 / 춘천교구 솔모루본당>
“앞으로 많은 세월에 행운이 오라고. 그리고 이거 볼 때는 고마리아 생각하고 기도해달라고.”
고마리아 할머니는 2010년에도 경기도 포천 모현의료센터에 1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당시에는 마지막 기부라고 생각했던 할머니.
이후 13년 간 쓰지 않고 모은 재산을 신학생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선뜻 내놓았습니다.
<고복자 마리아 / 춘천교구 솔모루본당>
“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게 그보다 더 영광스러운 일이 없고 기쁜 일이 없어요. 무척 행복한 날이에요. 내 살다 행복한 날이 오래간만에 왔어요.”
할머니의 선행은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폐지, 빈 병 등을 주워 모은 한 달 수입 40만원 전부를 6년 넘게 기부했습니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봉사와 기부를 한 고마리아 할머니는 선행이 본인의 직업 같다고 말합니다.
<고복자 마리아 / 춘천교구 솔모루본당>
“59세부터는 전적으로 봉사했어요. 이제 30년이 넘었잖아요. 봉사가 몸에 뱄어요. 몸에 배서 직장이라고 생각해요. / 본인은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뿐이에요.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몹시 애를 써요.”
할머니의 둘째 아들 김춘석씨는 선행을 하는 어머니가 자랑스럽다고 말합니다.
<김춘석 / 둘째 아들>
“처음에는 이제 반대도 했고 그랬지만 지금 저도 교인으로서 보면, 아주 잘하고 계신 것 같고요. 90 넘어서까지도 이런 일을 하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고마리아 할머니의 다음 선행은 아프리카와 북한에 기부하는 일입니다.
함경남도가 고향인 할머니는 북한에 있을 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합니다.
<고복자 마리아 / 춘천교구 솔모루본당>
“북한이 몹시 (마음에) 걸려요. 북한에 우리 식구들이 굶는 것 생각하면 목이 메요. 근데 북한에 보낼 기회가 없어서 그래요.”
시간이 허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선행을 베풀겠다는 마리아 할머니.
가톨릭 신앙인은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고복자 마리아 / 춘천교구 솔모루본당>
“다 참고 가면 좋은 날이 있을 거니까, 여러분도 꼭 봉사하고 선행하고 돈도 봉사하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상입니다.”
cpbc 송창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