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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LED의 빛, 그리스도의 빛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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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탄 시즌도 상점과 거리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조명이 가득했다. 성탄의 조명은 밝은 만큼 그림자도 있다. 세계개발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해마다 크리스마스 조명에 쓰는 전력량이 시간당 66억3000만KW에 달한다고 한다. 다수 개발도상국의 사용량을 뛰어넘는다.

어떤 이는 LED를 쓰면 전력량이 크게 감축되니 괜찮다고 말한다. 그런데 LED의 빛이 능사는 아닌 듯하다. 최근에는 전기가 적게 드는 LED 덕분에 밤새 환하게 켜진 조명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밤새 켜진 조명은 나무의 생체시계를 망가뜨려 나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린다고 한다.

어쩐지 이전에는 스위치마다 보던 ‘절전’ 문구도 이제는 드문드문하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혹시 ‘돈’이 적게 들기 때문에 더 많이 소비해도 괜찮다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해 12월 16일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주최한 북콘서트에서 전 제주교구장 강우일(베드로) 주교는 “우리는 지금 우리 후손의 앞날에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굉장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며 “당장 내 피부에 와 닿지 않으니 괜찮다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고 생태적 회개를 강조했다.

물론 트리를 채운 LED의 빛은 중요하다. 생명나무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트리에 밝힌 조명은 ‘그리스도의 빛’을 나타내기에 그렇다. 그러나 성탄 팔일 축제의 마지막 날인 오늘, 우리가 정말 밤새 밝혀야 할 빛은 LED의 빛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빛이라는 것을 되새겨 본다. 그리스도의 빛은 아무리 밝혀도 그림자 없이 영원히 선(善)하기 때문이다.
이승훈 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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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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