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가 밝았다. 한국 교회는 새해에도 선교하는 교회 공동체로서 시노달리타스 여정을 이어간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제2회기(10월)를 앞둔 만큼 한국 교회도 친교와 선교ㆍ참여를 바탕으로 공동체를 쇄신하고, 사목 역량을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전국 각 교구장이 발표한 2024 사목교서와 교구별 주요 행사 등을 바탕으로 새해 한국 교회의 흐름을 짚어본다.
시노드 교회를 향해
전국 교구장 주교들은 시노달리타스의 지속과 활성화를 위해 공동체를 쇄신하고, 인류와 모든 생태계에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실천해달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신앙을 회복하고, 교회의 기초 공동체인 가정 복음화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또 신앙 선조들이 간직했던 복음과 선교에 대한 열정을 우리 삶에서 구현하자고 입을 모았다.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는 것은 물론, 이주민과 난민, 장애인, 노숙인들을 위한 사목활동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시노드가 일회성 체험에 그치지 않고 교회가 구현해야 할 지향점임을 강조했다. 전주교구와 마산교구는 교회의 기초 공동체인 가정 복음화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한국 교회 창립 240주년의 해ㆍ시복시성 준비
특히 올해는 한국 천주교회가 창립한 지 240주년을 맞는 해다. 한국 교회 첫 영세자인 이승훈(베드로, 1756~1801)은 1784년 북경에서 세례를 받고 돌아와 이벽 등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사제가 한 명도 없던 조선 땅에 평신도가 가톨릭 신앙 공동체를 설립한 역사적 사건이다.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 대회는 1984년 5월 6일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거행됐으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03위 순교자 시성식을 주례했다. 이에 올해는 103위 성인 시성 40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 교회는 시복시성 준비와 함께 순교자 현양운동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해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1792~1835)와 제11대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1922~2009), 한국순교복자 가족 수도회 창설자 방유룡 신부(1900~1986) 시복시성을 위한 첫발을 뗐다. 한국인 두 번째 사제인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1821~1861) 신부의 시복은 ‘기적 심사’ 절차만 남았다.
서울 세계청년대회(2027년)ㆍ희년(2025년) 준비의 해
한국 교회는 2027년에 있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최근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할 지역 조직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가 공식 출범했다.
올해는 스승 예수의 제자수녀회가 창립 100주년, 가르멜 수도회가 한국에 진출한 지 50년이 된 해다. 1924년 2월 10일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1984~1971) 신부가 이탈리아 알바에서 창립한 스승 예수의 제자수녀회는 지난 11월부터 창립 100주년을 준비하며 희년을 선포했다. 가르멜 수도회는 1974년 9월 8일 창립 미사를 시작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가르멜 수도회는 공동체별로 한국 진출 50주년을 기념하는 개막 미사를 봉헌했으며, 올해 10월 로마 총본부에서 총장 신부가 방한해 폐막 미사를 거행한다.
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운영하고 있는 미국 뉴튼수도원이 100주년을 맞았다. 왜관수도원은 종신서원자가 없어 폐원 위기에 처했던 성 베네딕도회 뉴튼수도원을 2002년부터 맡아 한국 수도자를 파견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5년을 희년(교회가 50년 또는 25년마다 맞는 은총의 해)으로 선포하고, 희년 공식 주제로 ‘희망의 순례자들’을 제시했다. 이에 각 교구는 21세기 두 번째 도래할 희년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