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년 1월 1일 제57차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인공 지능과 평화’를 주제로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교황은 인공 지능이 세계 평화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하고 개발과 사용을 규제하는 국제 협약 채택을 국제사회에 촉구했습니다.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세계 평화의 날 담화는 교황이 하느님의 백성은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간절한 평화의 메시지입니다.
담화에서 교황은 새로운 기술은 항상 개인과 공동체의 온전한 발전을 위해 평화와 공동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학 기술의 진보는 발전과 변화라는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공동의 집을 위태롭게 만들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의 진보에는 사회 질서와 형제적 친교 그리고 자유 증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교황은 또 불평등 악화 등 인공 지능 시대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인공 지능의 딥 러닝과 딥 페이크 기술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옳은 답인 양 내놓는 그럴듯한 ‘오류의 환각(hallucinate)’을 지적했습니다.
이로 인해 인공 지능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미디어의 불신으로 이어지는 허위 정보 캠페인에 동원돼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교황은 특히 인공 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많은 이들의 빈곤을 대가로 소수가 불균형하게 혜택을 누릴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인공 지능의 무기화와 자율 무기 체계는 분쟁과 폭력적 해결을 조장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공 지능은 농업과 교육, 문화의 혁신과 삶의 수준 향상,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를 증진하는데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교황은 인공 지능 유형들을 사용하기 위한 교육은 비판적 사고를 촉진하는데 목표를 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문화와 민족 간의 만남을 막고자 장벽을 만들고 벽을 높이고 싶은 유혹에 맞서 싸우며 평화롭고 형제적인 공존의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교황은 이밖에 인공 지능의 적용과 집행을 조정할 국제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각 주권 국가가 인공 지능의 나쁜 관행을 책임 있게 규제하고 국제기구가 구속력 있는 다자간 협약을 체결해 이를 통제하고 관리하자는 것입니다.
교황은 끝으로 인공 지능 등 디지털 혁명의 기회는 받아들이되 도전에는 맞서면서 미래 세대에게 더욱 위대한 연대와 정의 그리고 평화를 물려 줄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