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은 저서 「완벽에 대한 반론」에서 “세상에 맞추기 위해 우리의 본성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힘과 자율권을 잃어버리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삶을 ‘주어진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우생학은 인간의 유전형질 가운데 우수한 것을 선별·개량해 전반적인 유전적 품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학문이다. 열등한 지위에 있는 사람의 생식 능력을 박탈하거나 학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나치의 홀로코스트가 대표적이다. 그 잔혹성에 학계에서는 퇴출되다시피 했지만, 잔재는 여전히 남아있다.
미혼의 한 연예인이 엄마가 되기 위해 정자은행을 통해 아이를 출산했다. 정자의 선택 기준으로는 “감성지수가 높고 술 담배를 하지 않는 분의 질병에 대한 가족력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양인 기증자가 거의 없어 백인의 것을 택했다”고도 했지만, 세종대 배정원 교수에 의하면 “정자의 주인공에 따라 그 가격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잘생긴 외모에 대학을 졸업할 정도의 지능, 파란 눈을 가진 서양인의 정자는 약 3시간 만에 ‘완판’된다고도 알려졌다.
8년 전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를 살해하고 매장한 한 부모는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다. “34주 된 태아가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아 낙태했습니다. 살아서 태어난 줄 정말 몰랐습니다. 저희는 살인하지 않았습니다.” 장애아를 돌보는 부모의 십자가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결백이라는 단어에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오는 7월부터 여성의 익명 출산을 보장하는 ‘보호출산제’가 시행된다. 출산일로부터 한 달 이내 익명출산을 요청할 수 있어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선택은 나무랄 수 없어도 이미 평생을 장애 자녀를 위해 헌신해온 부모가 느낄 감정은 또 어떨지.
완벽이란 무엇인가. 그 답을 이 책의 한 줄로 갈음하고자 한다. “지금 모습 그대로 완벽한 두 아들에게” 완벽하지 않아 완전하고, 그렇기에 모든 이는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