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돕기(ACN)가 ‘세계 종교 자유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정세가 급변하면서 종교적 근본주의가 확산됐고, 민주주의 쇠퇴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2021~2022년 세계 종교의 자유는 과거보다 더 악화됐다. 특히 소수 종교 집단에 대한 테러와 감시, 개종 금지법 등 종교 탄압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종교 박해가 심한 나라는 28개국으로 북한과 중국, 인도, 아프가니스탄, 수단, 리비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주로 몰려 있다. 북한은 2001년부터 미 국무부가 지정하는 종교의 자유 특별우려국이다. 이들 나라보다 사정이 낫지만, 아이티와 이스라엘 등 33개 국가는 소수 종교인을 공공연하게 차별하는 나라로 분류됐다.
전 세계 종교 자유가 지난 2년간 더 악화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인플레이션 등 경제적 어려움, 각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커지면서 정치·종교적 권위주의와 극단주의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벌어지면서 더 악화된 측면이 있다. 이미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에서는 소수 종교인을 학대한 사건이 발생했고, 이스라엘이 점령한 가자지구에서는 그리스도교인이 총격에 희생되기도 했다.
종교 자유가 더 악화됐다는 ACN 보고서는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종교의 자유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신앙을 선택하거나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다. 서구 많은 나라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지구 상에는 과거는 물론 현재도 그런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국가가 많다. 전 세계 모든 이가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길 기원하며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