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전례 중 사제가 어느 방향을 바라볼지를 놓고 논쟁이 거듭되고 있는 인도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수장에 샴스하바드교구장 라파엘 타틸 주교가 1월 9일 선출됐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같은 날 타틸 주교의 선출을 승인했고 교황청은 10일 이 사실을 발표했다. 타틸 주교는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장 상급대주교가 되어 전례 논쟁을 안정화시킬 책임을 맡게 됐다.
타틸 상급대주교가 인도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수장에 선출된 소식은 1월 10일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 중심지인 성 토마스 산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에도 발표됐다. 타틸 상급대주교는 올해 67세로 1월 11일부터 교구장 직무를 시작했다.
시라말라바르 전례 교회는 미사 전례 중 사제의 방향을 두고 혼란을 빚고 있다. 1970년 이후 대부분의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사제들은 신자들을 바라보며 미사를 거행해 왔지만 몇몇 사제들은 동방전례 전통에 따라 제대를 바라보며 미사를 거행하기를 고집했다.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는 지난 1999년 시노드를 열고 통일 전례서를 채택해, 성찬의 전례 동안에만 제대를 바라보도록 했다.
하지만 몇몇 사제와 신자들은 사제가 모든 미사 전례 동안 신자들을 바라보도록 할 것을 고집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사 파견과 서한 등을 보내 통일 전례서대로 미사를 거행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이들은 특사의 신원과 서한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이를 거부했다.
타틸 상급대주교는 간략한 선출 소감에서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구성원들 사이의 일치를 강조하면서 “내가 새로이 맡을 역할은 여러분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교 직분은 개인적 자산이 아니라 공공의 자산이기 때문에 내 의무는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여러분과 일하는 것”이라며 “한 사람의 약점은 다른 사람에 의해 시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교들과 사제들, 평신도 모두 상호간에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타틸 상급대주교는 아울러 “앞으로 주교로서 모든 구성원들을 두루 배려하는 형태로 일할 것”이라면서 “고난의 시기에 하느님께서 나에게 맡겨진 새 직무를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을 부여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1956년 4월 21일 인도 케랄라주 트리수르에서 10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타틸 상급대주교는 지역의 성 토마스 신학교에서 신학 수업을 받고 1980년 12월 21일 사제품을 받았다. 케랄라주 트리처대교구 보좌주교로도 재임한 바 있다. 타틸 상급대주교는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장 직무를 수락하면서 “나는 타틸 신부와 타틸 주교로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고 우리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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