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 교회가 시노달리타스 구현을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한국 교회 내 성직주의 문화를 성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나온다.
성직자로서 신자들이 기대하는 ‘착한 목자’, ‘양 냄새 나는 사제’로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과 함께, 평신도들 또한 주어진 사명을 더욱 익히며 책임 있는 직무에 충실하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국 교회는 240년 전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이면서 양 떼를 돌볼 사제를 절실히 필요로 했다. 이후 박해의 역사를 지나 현대 교계제도가 설정된 후 오늘까지 한국 교회는 사제와 평신도가 동반하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때론 성직자들이 지닌 권한과 지위가 남용돼 평신도들과 어려움을 겪고, 사랑보다 서로 상처를 나누기도 했다. 교회 문화처럼 받아들이고 지내온 ‘성직주의’가 시대 변화에 따라, 시노달리타스 구현을 위해 다시 고찰해야 할 주제라는 데에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교회는 주님의 자녀가 이루는 공동체다. 사제는 거룩한 성사를 집전하며, 평신도들은 사제들을 존경하며 전례에 참여한다. 각자 고유한 직무를 충실히 행할 때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인간적 관계와 신앙생활 안에서 성직자에게 기대하는 바, 평신도에게 바라는 점이 틀어지면 공동체가 분열하거나 어려움을 겪는다. 부딪혀 해결하지 않고 넘겨온 문제라면 시노드를 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는 성직주의의 사람이 아니라 연민의 사람”이라며 “아무도 사제들의 배려와 기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사목적 사랑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성직주의에 한몫해온 신자들의 세속적ㆍ수동적 태도도 변화돼야 한다. 사제 성직주의나 평신도 권위주의 모두 열린 마음과 자기 성찰에서 쇄신이 비롯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