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신년 열설에서 군축 정책 추진 필요성과 대화의 정신 복원 역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주재 외교단에게 신년 연설을 하고 있다. OSV
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 교황청 주재 외교단에 평화를 위한 노력을 다시금 호소했다. 교황은 구체적인 방법으로 군축과 대화, 기후 위기 극복, 자연 보전, 생명 보호 등을 제시했다.
교황은 이날 교황청 사도궁 베네디치오네 홀에서 교황청에 파견된 180여 개국 대사를 만나 연설하면서 “갈등과 불연 속에서 새해를 맞이했고, 여러 차례 ‘산발적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정의했던 이 세상이 본격적인 글로벌 분쟁으로 서서히 전환되는, 분쟁의 확산을 목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가자지구 등지에서 연이어 민간인 공격이 자행되는 상황을 재차 규탄하며 “민간인 희생자는 부수적 피해자가 아니다. 이름과 성을 가진 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더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또 코카서스 지역과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는 부패와 폭력, 니카라과 정부의 가톨릭 교회에 대한 탄압, 이념적으로 양극화되고 있는 전 세계에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군축 정책 추진의 필요성과 대화 정신의 복원, 자연 자원의 착취 중단 등을 일일이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교황청 주재 외교단에게 연설하고 있다. OSV
교황은 평화 정착은 생명 존중에서 출발한다면서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대리모 출산 금지도 촉구했다. 교황은 “평화의 길은 모든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에서부터 출발한다”며 “아기는 언제나 선물이지 계약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머니의 물질적 궁핍을 악용해 여성과 아기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대리모 관행이 개탄스럽다”며 “이 같은 관행은 세계적 차원에서 보편적으로 금지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교황은 올해에도 평화를 향한 지구촌 순례 여정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교황 즉위 후 처음으로 성사될 아르헨티나 사목 방문 여부다. 교황은 14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8월과 연말께 폴리네시아와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교황은 “그들(아르헨티나 국민)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새 정부의 초청을 받아 올 하반기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