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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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커플 축복’ 아프리카 지역 교회에서 반대 ‘논란’

아프리카 주교들 수용 불가 입장 문화적으로 혼란 초래한다는 이유 교황청 ‘사목적 차원’ 거듭 강조 교회 내 논란은 있을 수 있어 시대 징표에 항상 열려 있을 것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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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독일 퀄른대성당 옆으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이 지나가고 있다. OSV



 아프리카 주교들 수용 불가 입장
 문화적으로 혼란 초래한다는 이유

 교황청 ‘사목적 차원’ 거듭 강조
 교회 내 논란은 있을 수 있어  
 시대 징표에 항상 열려 있을 것 당부 





교황청이 최근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한 데 대해 아프리카 주교들이 ‘수용 불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아프리카ㆍ마다가스카르 주교회의 심포지엄(SECAM) 의장인 프리돌린 암봉고 추기경은 11일 공개서한을 통해 “동성 결합이나 동성 커플을 축복하는 것은 혼란을 초래할 뿐 아니라 아프리카 공동체의 문화적 정신에 모순된다”며 “이런 이유로 주교들은 동성 커플 축복은 적절치 않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암봉고 추기경은 “이 서한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페르난데스 추기경의 동의를 받아 발표하는 것”이라며 “아프리카 주교회의는 변함없이 교황과 친교를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주교들은 성문화가 혼란하고 가정 기반이 부실한 아프리카 사회 현실을 고려해 이런 결론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지난해 12월 18일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축복의 사목적 의미에 대하여」라는 선언문을 발표하고, 동성 커플이나 비정상적인(irregular) 혼인 상태에 있는 이들에 대한 사제의 축복을 허용했다.

교황청이 강조했듯 이 선언은 교회가 동성 결합 자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성과 결혼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을 완화하거나 해당 교리를 변경한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축복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으며, 교리상 ‘죄의 상태’에 있는 동성애자를 포함해 누구도 이로부터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선언의 핵심 내용이다. 다만 사제는 전례 행위로서의 축복이 아니라 사목적 차원에서만 축복을 빌어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대다수 지역 교회는 이 선언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일부 보수 성향의 성직자들은 ‘스캔들(추문)’, ‘혼란’ 운운하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헝가리ㆍ폴란드ㆍ카자흐스탄 주교회의는 아프리카에 앞서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아프리카 출신 로버트 사라 추기경(전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은 “동성 결합이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부합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사목 현장에서 적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스페인의 한 교구에서는 사제들이 선언 철회 청원 운동에 나서자 교구장 주교가 “충실히 이행하라”고 명령하는 일도 있었다.

동성 결합 축복을 둘러싼 논란은 예견된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권고 「복음의 기쁨」(2013)과 「사랑의 기쁨」(2016)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사목적 배려와 동거ㆍ이혼ㆍ사회혼 등 비정상적인 혼인 상태에 있는 이들의 성사 참여 가능성을 열어놨을 때부터 곳곳에서 반대 의견이 표출됐다.

교황은 최근 한 언론이 동성 결합에 대한 견해를 묻자 “혼인은 남녀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이 하느님 앞에 나가 축복을 청하면 자비하신 그분께서 ‘너는 동성애자니까 당장 꺼져!’라고 호통치며 쫓아내지 않으실 것”이라고 대답했다. 현대 사회의 가정 문제를 주제로 열린 주교 시노드에 참여한 주교들도 반대 목소리를 ‘딱딱하고 차가운 율법’이라고 질책한 바 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12일 “이러한 논란은 교회의 정상적인 부분”이라며 “오늘날의 교회는 2000년 전의 교회와 같을 수 없으며, 시대 징표에 항상 열려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원철 선임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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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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