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세계 병자의 날 담화… 사회적 약자 향한 친교와 형제애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32차 세계 병자의 날(2월 11일)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병든 이들, 취약한 이들, 가난한 이들은 교회의 중심에 있으며, 인간적 관심과 사목적 염려의 중심에도 그들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 - 관계의 치유를 통한 아픈 이들의 치유’란 주제 담화에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있도록 창조되었다”며 “기도 안에서, 특히 성찬례 안에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고독과 고립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평화와 더 많은 자원을 누리는 나라에서조차, 노년과 질병의 시기를 외로움 속에서 그리고 때로는 버림받는 상황으로도 경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이 암울한 현실은 온갖 대가를 치르고 얻는 생산성을 찬양하고, 효율성의 신화를 조장하며, 개개인이 더 이상 보조를 맞출 힘이 없을 때에는 무관심해지고 냉혹해지기까지 하는 개인주의 문화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주의 문화는 버리는 문화가 되며, 버리는 문화에서 사람은 존경하고 보호할 우선 가치로 더 이상 여겨지지 않는다”면서 “가난한 이들, 장애인, 태아처럼 ‘아직 쓸모없는 존재’, 노인처럼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라면 더욱 그러하다”고 질타했다.
교황은 “걸음을 늦추어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그의 역량을, 고통받고 있는 형제의 상처를 돌보는 그의 온유한 사랑을 살펴보자”면서 “누군가 우리를 환영해 주었기에 우리가 세상에 태어났고 사랑을 위하여 우리가 창조되었으며 친교와 형제애로 부름받았다는 진리를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 2면으로 이어짐 이상도 기자
아울러 교황은 질병을 앓는 이들에게는 “친밀감과 온유함에 대한 여러분의 갈망을 부끄러워하지 말라”면서 “병자들의 상태는 우리 모두에게, 정신없이 바쁜 삶의 속도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기 자신을 재발견하라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황은 “전쟁은 가장 끔찍한 사회 병폐이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희생을 치르게 한다”며 “전쟁과 그 비참한 결과로 도움도 지원도 받지 못한 채 남겨진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과 괴로움과 고립감에 함께한다”면서 지구촌 전쟁의 병폐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