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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 / 박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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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 가톨릭신자라면 누구나 들어 본 적이 있는 말이다. 가톨릭 사회교리의 핵심 원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가톨릭교회는 이웃에 대한 관심, 그중에서도 가난한 이들에게 우선적인 관심을 요청한다.

하지만 물질적인 풍요와 세속주의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세태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우선적인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 신자들의 생활과는 유리된 채 그저 교리서에 적힌 글자로만 존재하는 측면은 없는지 생각하게 된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교회 가르침을 다시 한번 알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케냐 칸고야 마을 진료소 건립 프로젝트를 취재하면서다.

케냐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이라는 칸고야 마을의 다양한 사진과 취재 자료를 통해 한국과는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칸고야 2000여 명의 주민들은 한국에서는 커피 한 잔 가격인 5000원이 있으면 5명 가족이 6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옥수수 가루 6㎏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마을에서 14㎞와 20㎞ 거리에 병원이 있지만 교통수단이 없어 웬만해서는 병원에 왕래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진료소 운영을 책임질 현지 전교 가르멜 수녀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1월 25일 진료소 기공식을 열었다.

가톨릭교회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가르치는 이유 중 하나는 하느님이 사람을 당신 모상으로 창조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곧 사순 시기를 맞이하는 신자들이 국내외 가난한 이들에게 우선적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선택을 해 보면 좋겠다.
박지순 시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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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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