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희망을 나누는 사람들’ 시간입니다.
오늘은 뇌병변 장애를 딛고 지역사회의 어렵고 힘든 이웃을 위해 일해온 신자 장애인 원유일 루카씨를 만나봅니다.
직장에서 은퇴했음에도 ‘작은풀 프렌즈’라는 모임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에 힘쓰고 있다고 하네요.
이힘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글쓰기를 좋아하는 원유일씨가 자신의 방에서 원고를 쓰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뇌병변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글쓰기에 소질이 있어,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들여 글을 씁니다.
‘작은풀’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원씨는 카카오톡으로 전하는 짧막한 글을 통해 지인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의 글에는 여섯 살 때 아버지 등에 엎혀 들었던 눈 밟는 소리, 외로움에 관한 단상, 언어에 관한 것 등 소소한 일상과 자신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원씨는 1997년 당시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의 배려로 원주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20여 년 전엔 장애인이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100군데 넘게 이력서를 냈지만 번번이 실패하자, 천주교 신자인 지인이 주교님께 편지라도 써보라고 말해줬던 겁니다.
<원유일 루카 / 원주교구 태장동본당>
“그때만 해도 컴퓨터로 출력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손으로 다섯 장을 써서 (주교님께) 편지를 보냈어요. 그래서 주교님이 그것을 보시고 마음이 움직이셨나 봐요.”
김 주교의 배려로 어엿한 직장인이 된 원씨는 이듬해에 하느님 자녀로 거듭나게 됩니다.
원씨가 천주교 신자가 되자 온가족이 가톨릭으로 개종하기도 했습니다.
원주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그는 후원과 홍보 업무를 맡았고, 2022년 말 은퇴하기까지 계속됐습니다.
원씨의 재능은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 그리고 장애인들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데 빛을 발휘했습니다.
20년 이상 후원과 홍보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이들이 평생지기 친구가 된 것은 주님의 사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들과 함께 ‘작은풀 프렌즈’를 결성해 스스로 나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작은풀 프렌즈는 지난해 12월, 원주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에 17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습니다.
가족들과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원씨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자신이 받은 사랑을 전하기 위해섭니다.
일반학교를 졸업하도록 이끈 아버지와 그를 걷도록 훈련시켜준 어머니, 그리고 도움을 준 이웃들에 대한 보답인 겁니다.
<원유일 루카 / 원주교구 태장동본당>
“기부는 가장 쉽게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