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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다시 밀려오는 조국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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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축구팬들이 왜 화가나 있는지 아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클린스만 감독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반면에 축구팬들은 화가 났습니다. 주장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연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축구팬들도 알고 선수도 아는 이유를 클린스만 감독만 정말 모르는지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웃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축구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어야 하는 이유로 그의 공감능력을 말합니다. 경질의 이유가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승이 좌절되었기 때문도 아니고 아무 색깔도 보이지 않는 감독의 전략 때문도 아니라고 합니다. 축구팬들은 감독의 공감능력부족 때문에 화가 난다고 합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이후 한국에 머물기보다 외국에 머물기를 좋아했습니다. 경기장을 찾기보다 토크쇼에 출연하며 자신의 축구 인맥을 자랑하기에 바빴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보다는 마치 경기를 보러온 관중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클린스만 감독은 축구팬들이 보기엔 다른 세계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서 경질되었습니다.

“검찰독재 정권의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독자적인 신당 창당과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예고한 대로 정치 참여를 공식화했습니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조국 전 장관과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신당 창당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조 전 장관이 비난받아야 하는 이유로 그의 공감능력을 말합니다.

조국 일가족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표적 수사와 기소로 기억합니다. 또 그로 인해 가족들이 마음깊이 상처를 받고 아파했다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그런 모습을 바라보아야 했던 조 전 장관이 가졌을 심경도 인간적으로 이해되며, 저도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안에서 잘 치유되시길 기도합니다. 

그럼에도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조 전 장관과 일가족의 불법이 들어난 건 사실입니다. 조 전 장관은 ‘검찰독재’를 말하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자녀입시 서류 허위작성과 위조혐의입니다. 정치탄압이 아니라 개인비리입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마치 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투사의 모습입니다. 이런 조 전 장관의 말과 행동에 소수의 강성 지지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많은 시민들은 고개를 돌립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보여준 공정과 상식 파괴에 청년들이 받은 상처는 여전한데, 조 전 장관은 국회의원 출마를 말합니다.

더 문제가 되는 건 조 전 장관의 태도입니다. 신당 창당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잘못에 고개를 숙이고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검찰독재’ ‘민주주의 회복’ 등 윤석열 정권에 대한 성토만 있었을 뿐입니다. 2심 법원도 판결을 내리며 조 전 장관이“범행을 인정하거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조 전 장관이 해야 할 일은 총선 출마가 아니라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대한 성찰과 고해입니다. 그 뒤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에 시민들은 조 전 장관에게 손을 내밀 것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다시 밀려오는 조국의 강>입니다. 조국의 강을 넘어 공정과 상식을 말할 수 있는 우리 정치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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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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