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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외면하라! 돈 룩 업(Don’t look up)

[월간 꿈 CUM] 즐기는 꿈CUM _ 영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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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look up, 2021

‘거대한 혜성과 지구의 충돌’, 영화의 스토리가 대충 예상되시죠! 인류가 재난 앞에 하나가 되어 혜성을 파괴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간다…. ‘아마겟돈’이나 ‘딥 임팩트’ 같은 블록버스터들의 흔한 줄거리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영화 ‘돈 룩 업’은 정반대입니다. 혜성과 지구가 부딪치는 파멸의 날이 임박했다는 보고가 미국 대통령에게 전해지지만, 그는 선거를 앞둔 정치적 이유에서 진실을 은폐합니다. 혜성을 발견한 과학자들은 언론에 호소하지만, 연예뉴스에 밀리고 SNS에 묻혀버리지요.

반전의 기회가 있긴 했습니다. 스캔들 때문에 곤경에 처한 대통령이 혜성을 이용한 것입니다. 핵미사일을 혜성에 쏴 궤도를 바꿔서 인류를 구한 지도자가 되겠다는 야심이었지요. 그러나 혜성에 값비싼 광물들이 묻혀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마저도 무산됩니다. 혜성을 조각내 지구로 떨어트린 다음 돈을 벌자는 황당한 망상이 여론을 사로잡습니다. ‘마지막 날’은 시시각각 다가오는데 정치적, 경제적 사욕을 채우기 위해 민심은 조작되고, 마침내 이미 육안에 들어온 혜성을 부정하는 선동까지 등장합니다. 그 선동 구호가 바로 고개를 들어 혜성을 보지 말라는 뜻의 “돈 룩 업”(Don’t look up)입니다. “외면하라”는 의미지요.

영화는 엄연히 존재하는 진실이 인간의 탐욕에 따라 어떻게 숨겨지고 왜곡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영화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가슴 치는 주인공들은 어찌 보면 교회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그리스도교는 구원의 진실을 거부하거나 악용하려는 세력과 절박한 투쟁을 벌여왔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눈을 가리고 머리를 흩어놓을 때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로 경종을 울렸습니다. 참으로 길고도 힘든 싸움이지요. 더욱이 온갖 미디어가 난무하는 오늘날 진실을 일깨우는 외침은 갈수록 희미합니다. 인류애를 되살리고 생명을 수호하는 것이 세상을 살리는 길이라고 부르짖지만, 메아리는 아득하기만 하지요.

사랑과 부활의 십자가는 어느새 욕망의 자유를 가로막는 ‘불편한 존재’가 돼버린 듯합니다. 영화 속 혜성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그리스도인’이 아닌 것을요. 때로는 세상으로부터 “돈 룩 뎀”(Don’t look them : 그들을 보지 말자)이라고 외면받을지언정 가야 할 길은 가야 하는 것이니까요!


글 _ 변승우 (명서 베드로, 전 가톨릭평화방송 TV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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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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