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회 가톨릭대상 사랑·생명특별상 받은 중학교 동창 3인방, 13년 째 봉사의 기쁨 찾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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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반주를 맡고, 다른 친구는 성가 지도를 하고, 저는 미사 해설을 했어요. 그냥 쭉 한 거죠. 어르신들이나 장애인분들이 얼마나 순진하고 영혼이 맑은데요.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클로버를 찾아서 주는 분도 있었고요. 그분들을 만나는 게 즐거웠습니다. 또 많은 사랑을 느꼈습니다.”
강경숙(올리바, 원주교구 학성동본당)씨에게 소감을 묻자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말했다. 강씨는 17일 신태준(체칠리아, 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 엄영호(다리아, 원주교구 봉산동본당)씨와 함께 제40회 가톨릭 대상 사랑·생명 부문 특별상을 받았다. 이들은 75살 동갑으로 강원 영월중학교 동창이다.
전직 교장과 교사 출신인 세 사람은 2011년 가을부터 원주교구 흥업본당 관할 술미공소에서 전례봉사를 시작했다. 갈거리 사랑촌을 일궈온 곽병은(안토니오, 원주교구 흥업본당) 원장과의 만남이 계기였다. “곽 원장님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원장님이 ‘갈거리 사랑촌 장애우와 어르신들이 성가를 한 곡도 못하니까 도와 달라’고 하셨어요. 곧장 저는 성악가를 꿈꿨던 영호와 오랫동안 반주했던 태준이에게 연락해 같이하자고 했고요. 그래서 시작됐죠.”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갈거리 사랑촌에는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노인가정공동체, 원주노숙인센터, 무료급식소가 있다. 곽 원장이 사재를 출연해 세운 술미공소도 있다. 봉사를 시작한 지는 올해로 13년째. 처음엔 이렇게 긴 시간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에 사는 태준씨는 서울과 원주를 오가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차를 갖고 원주역에 가서 기다리다 친구가 내리면 함께 이동해 성가 연습도 하고 미사도 드렸습니다. 곽병은 원장님이 거기서 묵으라고 하면 잠도 자고, 함께 여행도 다녔습니다.”
이들은 “봉사는 기쁨”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만드는 술미공소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봉사하며 미사에 참여하는 게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매주도 아니고, 한 달에 한 번이에요. 그분들에게 노래도 가르치고, 가끔 재미있는 율동도 같이 하고요. 이렇게 하다 보니 점점 성가 실력도 나아졌죠. 그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