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으로 오는 가톨릭신문에
시가 안 보인 지 두 달이
넘었다
조그만 독자란에 한 주 걸러
한 번은 보였는데
시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가!
하느님께 시를 위한 기도를
드린다
시가 무사히 돌아와
하느님 말씀 같은 호흡으로
곁에 있어 주기를
차디찬 겨울 바람 속에서
저무는 저녁 언덕 위에서
가난한 밥상 앞에서
든든하게 세상을 읽어주던
미등단의 독실한 시인들
어느 곳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있을까?
시가 없어도
아름다운 일들은 참 많고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도
시처럼 수줍고
책상 위에는 몇 권의
시집이 있고
손 앞에 성서는 펼치면
따스해지지만
가서
사랑을 전하라는 말씀
시로써 전하는 몸짓들
조그만 독자란이어도 좋다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나약한 나의 기도 안에
조심히 넣어본다
김영수(파비아노·서울 논현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