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토요일 서울 신내동성당에서 봉헌된 어린이 미사. 강론하는 사제가 낸 퀴즈에 어린이 신자들이 일제히 손을 들며 아우성친다. 이어진 주님의 기도에서는 전례부 학생들의 율동을 따라 이리저리 손을 뻗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봐도 90명은 훌쩍 넘는 아이들. 조금은 산만해도, 기억 속에만 찾을 수 있던 아이들 가득한 정겨운 풍경이 펼쳐지는 것을 보며 짐짓 당황스러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흔치 않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취재를 간 날이 3ㆍ1절을 시작으로 토요일과 주일이 이어지는 ‘황금연휴’ 주간이라 그 여파로 평소보다 적게 온 게 이 수준이라고 했다.
미사가 끝난 후에도 아이들은 성당을 떠나지 않았다. 방금까지 성전을 울렸던 목소리들이 이제는 성당 주차장을 가득 채운다. 술래잡기하는 아이들부터 말뚝박기하며 노는 아이들까지. 과거엔 친근했지만, 이제는 생소해진 모습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이처럼 아이들로 가득한 본당을 이루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본당 구성원은 제각각 답변을 내놓았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평신도, 평신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목자들, 찾아오면 친구들이 있는 성당, 아이들을 따라 다시 성당에 나오는 학부모, 공소 시절부터 이어온 끈끈한 공동체 분위기 등. 한 가지 ‘비결’로는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각양각색의 대답 속에도 공통점은 있었다. 답변한 모든 이가 언급한 ‘기도’였다. 평신도들은 기도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성당을 찾았고, 사제와 수도자는 기도하고 싶어하는 평신도들이 모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했다. 또 어린이들은 기도를 함께하며 친구들을 만났고, 부모와 소통했다. 신앙의 본질은 기도라고 말했던 한 원로 사목자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