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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를 잊었는가

이학주 요한 크리소스토모(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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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이 지났다. 인류 최악의 핵 참사인 체르노빌 원자력(핵) 발전소 사고에 버금가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도.

2011년 3월 11일 동일본을 강타한 대지진은 일본 국민들이 믿던 ‘원전 안전 신화’를 그야말로 산산조각 내버렸다. 비극은 진행형이다. 지금도 정든 집을 떠난 피난민 수만 명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괴로워하고 있다. 한순간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충격과 아픔도 채 아물지 않았다. 얼마 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에도 그 애절함이 절절히 묻어나온다. 주인공 스즈메가 4살 때 동일본 대지진으로 홀어머니를 잃은 기억은 작품의 중요한 소재다.

그러나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후쿠시마는 이제 단지 과거의 유물·화석으로 취급되는 분위기다. 사고 이후 한동안 가동을 멈췄던 원전들이 서서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쿠시마 반대편인 일본 혼슈 서쪽에서부터. 일본 최대 원전 밀집지대인 후쿠이현, 이른바 ‘원전의 긴자(서울 명동과 같은 도쿄 번화가)’라고 불리는 곳이다. 원전이 줄줄이 지어진 제주도 1.4배만 한 땅과 맞닿은 곳은 다름 아닌 한반도로 이어지는 동해다.

서일본만 생각해도 아찔한데, 이젠 아예 동일본에서 오는 9월부터 원전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 1월 1일 또다시 강진이 일어나 원전에 이상이 생긴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것도 다름 아닌 2011년 대지진 진앙에서 가까운 미야기현 오나가와 원전 2호기다. 당시 천운으로 아슬아슬하게 재앙을 피한 곳이다. 발전소가 위치한 해발고도가 80㎝만 낮았어도 쓰나미가 모든 걸 휩쓸어버릴 뻔했다.

또 한 번 요행을 바라는 걸까. 아니면 아예 생각 자체가 없는 걸까. 탈핵을 위해 투쟁하는 일본 시민과 그리스도인들의 속만 타들어 가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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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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