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송 주교 “새로운 임무를 맡겨주신 하느님께 온 마음으로 찬미와 감사를 드린다”
13일 서울대교구청 로비에서 사제단이 손희송 주교의 의정부교구장 임명 발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13일 서울대교구청 2층 로비.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구요비 주교, 이경상 주교가 모였다. 로비 양쪽 끝에는 의정부교구 사제단과 서울대교구 꾸리아(Curia) 사제단이 나란히 함께했다. 손 주교의 의정부교구장 임명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발표를 앞두고 주교와 사제단이 모인 자리에서 손 주교의 얼굴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이윽고 저녁 8시. 교구 사무처장 정영진 신부가 단상에 올라 손 주교의 의정부교구장 임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하느님의 자비로우심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4년 3월 13일 수요일 오후 8시, 로마시각 낮 12시에 서울대교구 손희송 베네딕토 보좌 주교를 제3대 의정부교구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발표와 동시에 주교단과 사제단은 우레 같은 박수로 손 주교의 제3대 의정부교구장 임명을 축하했다. 의정부교구는 새 교구장 탄생을 기뻐하며, 교구를 대표해 함께 자리한 홍보국장 이종경 신부가 손 주교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손 주교를 떠나보내는 서울대교구 사제단은 손 주교의 사진과 문장, 응원 문구 등이 담긴 카드를 전하며 인사를 나눴다.
손희송 주교가 13일 서울대교구청 로비에서 의정부교구장 임명 발표를 마치고 축하를 받고 있다. 박민규 기자
정순택 대주교는 새 교구장을 맞이하게 된 의정부교구에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정 대주교는 “새 교구장 탄생은 한국 교회 전체의 기쁨이고 자랑”이라며 “손희송 주교님께서 의정부교구와 한국 교회를 위해 큰 일을 해주실 것이라 여기며 기도로서 도와드리고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대주교는 “우리 교구로서는 또 큰 인재를 내어드려야 하는 아픔과 크나큰 손실도 느껴진다는 측면에서 오늘은 기쁘고도 슬픈 날”이라며 교구에서 함께한 손 주교를 떠나보내는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손 주교는 “새로운 임무를 맡겨주신 하느님께 온 마음으로 찬미와 감사를 드린다”며 임명 소감을 밝혔다. 손 주교는 “오랫동안 몸담았고 정들었던 서울대교구를 떠나는 것이 섭섭하고 아쉽다"면서도 “그럼에도 기쁜 마음으로 새 임지인 의정부교구로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 주교는 “교구 보좌 주교로 지내는 동안 다양한 임무를 맡았는데, 그 임무를 큰 탈 없이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도와주시고 기도해 주신 사제, 수도자, 신자들 덕분”이라며 “여러분과 함께 일하고 지내면서 기뻐하고 고민했던 시간은 오래 아름답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손 주교는 의정부교구민들에게 인사말을 전하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구원 공동체, 그래서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 공동체를 이뤄 가는 여정을 새로운 마음으로 걸어가 보자”고 당부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신임 의정부교구장 손희송 주교가 13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손 주교의 임명 발표 중 포옹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손 주교를 지근 거리에서 지켜봤던 이들은 손 주교와의 작별을 아쉬워하며 신임 의정부교구장으로서 교구 발전에 헌신할 것을 응원했다. 손 주교가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된 후 10여 년간 함께 일한 정세라(세레나, 서울대교구 총대리 비서실)씨는 “손 주교님은 어떤 일을 하든 항상 간결하고 명확하셨던 분”이라며 “당신만의 확고한 기준과 비전을 지니신 분이기에 의정부교구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신학교에서 2년여간 손 주교의 강의를 들었다는 김영주(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는 “주교님은 모든 시간에 충실하시고 매사에 성실하셨던 분이셨다”면서 “지금처럼 교구민들에게 따듯하면서도 아버지 같은 주교이자 거룩한 사제로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