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먹으로 써 내려간 다섯 신부들의 묵상 서예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개막한 ‘십자가 영성’ 전시회에 송창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먹으로 쓴 ‘천주시애(天主是愛)’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를 서예로 표현한 한만옥 신부의 작품입니다.
정성훈 신부의 ‘十字聖號(십자성호)’, 목마르다는 뜻의 ‘아갈(我渴)’은 남덕희 신부의 필체입니다.
용하진 신부의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덕소지기세복지선(德所至忌世福之羨)’, 덕이 가장 꺼리는 것은 세상의 복을 부러워하는 것이라는 뜻을 지닌 작품엔 도현우 신부의 묵상이 담겼습니다.
의정부교구 소속 사제 다섯 명이 ‘십자가 영성’을 주제로 선보인 작품은 모두 35점.
기도와 정성, 묵상이 삼위일체가 되어 완성된 글씨엔 각자의 개성과 영성이 묻어납니다.
관람하는 이의 영성의 깊이에 따라 ‘삽자가 영성’이 다르게 느껴지는 건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전시회는 사순 시기를 맞아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이 신자들의 삶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그런 만큼 사제들은 서예가이자 미술감정가인 이동천 박사의 지도로 마음을 모으고 온힘을 다해 글씨를 써내려갔습니다.
한만옥 신부는 무엇보다 세상의 모든 갈등이 십자가 앞에서 사라지기를 희망했습니다.
<한만옥 신부 / 의정부교구 제2지구장>
“전쟁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고 여러 곳에서 갈등이 계속 빚어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갈등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안에서 모두 해결될 수 있고 결국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도 교구 사제들의 뜻깊은 전시회에 축하인사를 전했습니다.
<이기헌 주교 / 의정부교구장>
“십자가 영성은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의 영성이기도 합니다. 작품 하나하나 바라다보면서 십자가를 늘 사순절에 지면서 살아가고 부활을 아주 기쁘게 맞이하는 때가 될 수 있도록…”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전시회는 22일까지 이어집니다.
사제들은 서예 작품과 굿즈 판매 수익금 전액을 난민의 자활을 돕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CPBC 송창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