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순 시기도 어느덧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주님 수난과 고통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는 분들 많으신데요.
사순 시기가 아니더라도 거의 매일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는 사제가 있습니다.
의정부교구 양주 순교성지 담당 최민호 신부를 김영규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시던 때.
최민호 신부는 오후 3시가 되면 어김없이 성지 마당으로 향합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2020년 9월 부임 이후 한 달 정도 지나 시작했으니 어느덧 3년 반을 훌쩍 넘겼습니다.
시작은 하느님의 흔적, 바로 성지의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최민호 신부 / 양주 순교성지 담당>
“하느님의 흔적 아래에서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기도를 찾다가 양주 순교성지는 순교터라서 순교자들의 삶을 묵상할 수 있게 인간이 가장 사랑받은 시간 오후 3시에 십자가의 길을 하게 됐는데 정말 우리 삶을 역전시키는 기도인 것 같아요.”
최 신부가 매일같이 기도를 바칠 수 있었던 또 다른 원동력은 성모님입니다.
<최민호 신부 / 양주 순교성지 담당>
“성모님께서 제 삶의 매듭들을 십자가의 길을 통해 풀어주셔서 매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순교자를 사랑하시는 성모님, 그래서 양주 순교성지에서 양주 순교성지 순교자들과 성모님과 함께 저는 매일 십자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최 신부는 직접 제작한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책자로 부활을 의미하는 15처까지 바칩니다.
최근에는 ‘십자가의 길 기도’ 요약본도 만들었습니다.
<최민호 신부 / 양주 순교성지 담당>
“두려움에서 설레는 삶으로 바꿔놓은 기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에게 있어서의 십자가의 길은 제 삶의, 영혼의 진통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제가 매일 성지에서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함께하는 신자들도 하나둘 늘었습니다.
척박했던 양주 순교성지는 점차 위로와 희망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최민호 신부 / 양주 순교성지 담당>
“양주 순교성지 많이 와주셔서, 특히 양주 순교성지 올해 천국 가는 길 성전도 짓게 되거든요. 많은 기도도 부탁드리겠습니다.”
CPBC 김영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