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송(베네딕토, 67) 주교가 제3대 의정부교구장에 임명됐다. 올해 교구 설정 20주년을 맞은 의정부교구가 새 교구장과 함께 복음화 여정에 더욱 활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주한 교황대사관은 13일 오후 8시(로마시간 낮 12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베드로, 76) 주교의 교회법에 따른 사임 청원을 받아들이시고, 손희송 주교를 의정부교구장으로 임명하셨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은 교황청 공식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도 발표됐다.
교회법 제401조 1항에 따르면, 교구장 주교는 만 75세가 되면 교황에게 사의를 표명하도록 권고된다. 사임이 수락된 교구장은 신임 교구장이 취임할 때까지 ‘교구장 직무 대행’의 권한을 갖고 교구를 사목한다.
손희송 주교의 의정부교구장 착좌식은 5월 2일 오후 2시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8전시홀)에서 거행된다.
교구 설정 20주년, 신임 교구장 탄생
손희송 주교는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임명 발표 자리에서 “오늘 이 시간까지 부족하고 허물 많은 저를 섭리의 손길로 이끌어 주시고, 새로운 임무를 맡겨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의정부교구 설정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구원 공동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공동체를 이뤄가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임명 다음날 의정부교구청에서 손 주교를 맞이한 이기헌 주교는 “14년 전 교구장으로 부임했을 때, 초대 교구장 이한택 주교님께서 신심 깊고 열심한 교구민이 많으니 사랑 듬뿍 받으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보니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여러모로 더 훌륭하신 손 주교님께서 오셨으니 많은 사랑 주시고, 교구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회 내 신앙 다지고 교회와 사회 잇는 대외 활동 펼쳐
1986년 7월 사제품을 받은 손 주교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석사 학위를 받고, 신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1992년 귀국 후 1994년까지 서울대교구 용산본당 주임으로 첫 사목을 시작했다. 1996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교의신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가톨대학교에서 신학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썼다. 2012~2015년 서울대교구 사목국장을 지내다 2015년 7월 14일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 그해 8월 28일 주교품을 받았다.
2015년 가톨릭대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 동성중.고등학교 등을 총괄하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로 취임, 9년 가까이 가톨릭 교육.의료 현장의 복음화와 성장을 위해 헌신했다. 2016년부터는 서울대교구 총대리로 임명, (재)바보의 나눔 이사장과 (재)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이사장을 함께 맡았다. 2022년부터는 (재)한국교회사연구소 이사장, 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주교로서 교회 내 신앙을 다지는 동시에 교회와 사회를 잇는 대외적 활동을 두루 펼쳐왔다.
의정부교구는 2004년 6월 24일 서울대교구에서 분가해 설립됐다. 초대교구장 이한택 주교에 이어 2010년 이기헌 주교가 제2대 교구장으로 착좌해 14년간 교구를 이끌었다. 본당 87개, 준본당 3개, 공소 4개, 신부 246명, 신자 32만 7049명(인구 대비 9.7)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