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능을 살려 자립하고, 노동의 대가를 다른 이들과 나누는 난민들이 있습니다.
인보성체수도회가 운영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 공동체에서 일하는 난민들인데요.
고향을 떠나 부활의 삶을 사는 난민들을 전은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작은 유리컵 안에 벌집에서 채취된 노란 밀랍 왁스가 부어집니다.
빛의 예식 때 사용되는 컵초를 만드는 모습입니다.
다른 한편에선 부활 축하 문구가 쓰인 색깔 비누가 포장되고 있습니다.
<제니퍼 / 필리핀 출신>
"이건 부활절 비누예요."
부활 기념 초와 비누를 만드는 활기가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에 가득찼습니다.
이곳은 난민과 이주민 9명이 자립을 위해 일하고 있는 공동체.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좋은 재료로 만들어질 뿐 아니라 모든 공정이 손수 이뤄집니다.
<진은희 수녀 / 인보성체수도회>
"지리산에서 직접 밀랍을 가지고 와서, 거의 다 천연으로 만드는 거고요. 이것 외에도 저희가 파라핀이 아니라 천연 콩왁스로 만들어서 천연 아로마를 넣는다든지"
난민들은 직접 재능을 살려 초와 비누를 만드는 것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크리스틴 / 우간다 출신>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초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겸허함을 느껴요."
정성을 담아 만든 초와 비누 판매 수익금은 난민들의 급여가 됩니다.
또 수익금 일부는 난민 청소년 장학금과 난민 아동 보육비로도 쓰입니다.
난민들은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다른 난민에게 나누며 포용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김보현 수녀 / 인보성체수도회>
"예전에는 저희가 착한 사마리아인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여기 계시는 이주민, 난민들이 함께 노동을 통해서 다른 난민을 도와주는. 정말 그야말로 이분들이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저희의 삶이 사실은 부활의 삶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난민들이 밝히고 나누는 희망의 빛이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