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노년의 삶을 축복으로 받아들이며 지내려면 청춘을 모방하기보다 내면의 ‘청년성’을 깨우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제안이 나왔다.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고, 노인 학대와 고독사는 늘어나는 오늘날, ‘돌봄’의 참 뜻을 되새기는 (재)국제가톨릭형제회(AFI)의 전.진.상 서로돌봄 프로젝트 ‘네, 여기 있습니다’가 19일 서울 합정동 전진상센터에서 열렸다.
‘노년, 누가 저를 돌보아 줄 수 있습니까?’를 주제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청춘에 대한 집착에서 해방되어 참된 아름다움을 지향할 수 있는 대안으로 ‘서로 돌봄’을 꼽았다.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는 기조강연에서 “지금 우리 모두는 그 어느 때보다 사랑과 연민, 연대와 봉사의 정신을 다시 실천함으로써 인간 존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주교는 신약의 사도행전(2,42-47;4,32-37)에 나오는 ‘초기 교회 공동체’ 모습을 서로 돌봄의 바람직한 모형으로 제시했다.
구 주교는 “초기 교회와 같은 돌봄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를 받아들이고 형제자매로 이뤄진 공동체를 형성해야 할 소명의 씨앗을 발견해야 한다”며 “공공 공간을 만들어 자원을 공유하고, 사랑을 기반으로 포용하는 열린 민주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문의역학 연구원인 고미숙 작가는 나이 드는 시기가 지닌 존엄성을 전하면서 “몸과 마음이 불안정한 청춘을 지나 노년은 지혜에 눈이 열리는 시기”라며 “외적으로 젊어지고자 청춘을 쫓기보다는 마음에 있는 ‘청년성’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성은 나눔을 통해 실현되는데, 이것이 인간에게 불가피하게 동반되는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해방되는 비결”이라며 삶의 고통을 이웃과 함께 나누면 비로소 그 무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림두레돌봄센터 고은주 이사장은 ‘지역사회 돌봄 관계망 형성을 위한 실천적 연대’란 주제 강연에서 피부로 느낀 돌봄의 가치를 전했다. 고 이사장은 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생활응원단’을 소개하면서 “건강 등 이유로 돌봄이 필요한 주변 이웃을 돌보는 ‘생활응원단’ 활동을 지속하는 이유는 참여하는 그분들 또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이를 통해 어르신들 또한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돌봄의 이야기를 나눌 동료들을 만나는 기회를 얻는 만큼 돌봄 관계망을 통한 실천이 노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