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최근 ‘2023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표했다. 이 지표는 국민의 삶과 관련한 전반적인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조사지표 가운데 우리 사회의 어떤 요인이 갈등을 유발하는지를 조사하는 게 바로 사회갈등 인식률(중복 응답)이다. △진보와 보수 △빈곤층과 중산층 △근로자와 고용주 △개발과 환경보존 △수도권과 지방 △남자와 여자 △종교 간 △노인층과 젊은층 등 8개가 항목이다.
이 조사에서 3년 전에 비해 올해는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즉 갈등률 조사에서 ‘종교 간’의 경우 2020년 55.4였지만, 올해는 42.3로, ‘남자와 여자’도 48.8에서 42.2로 하락했다. 이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2020년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시기, 일부 종교시설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최고로 치솟았던 종교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다소 누그러진 것이다. 또 ‘이대남’, ‘이대녀’ 등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극심했던 남녀 갈등도 각종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등 사회통합 노력이 진행되면서 갈등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진보와 보수’가 갈등의 진원지라는 응답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80대의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갈등을 유발하는 근원을 따라가 보면, 정치 관련 분야인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에는 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진영 싸움이 격화됐다. 이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두터운 벽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사회 갈등을 유발시키는 당, 그리고 그런 인물은 걸러야 한다.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 밝은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