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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일 노트커 아빠스와 로핑크 신부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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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 교회에 큰 영향을 끼친 독일 출신 영성가와 신학자가 지난 2일 갑작스레 선종했다. 노트커 볼프(Notker Wolf, 83) 전 수석 아빠스와 성경학자 게르하르트 로핑크(Gerhard Lohfink, 90) 신부이다.

2000년부터 16년간 성 베네딕도회 총연합을 대표한 노트커 볼프 전 수석 아빠스는 그는 북한과 중국 교회와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그는 ‘십자가의 약함이 우리의 힘이다’는 영성으로 교회가 북한과 중국 당국의 신뢰를 얻는 데 평생을 바쳤다. 한국의 정치가와 성직자들이 방북해 거창한 평화 담론을 펼칠 때 그는 조용히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우선으로 돕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다. 그 결과 북한과 중국 연변의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한 가톨릭 국제 병원을 지어 운영할 수 있었고, 성 베네딕도회 상트 오틸리엔연합회는 ‘카리타스’ 정신으로 그들을 치유하고 있다.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는 20세기 신약 성경학의 대가이다. 그의 형 노르베르트 로핑크 신부는 현대 구약 성경학의 대표 학자였다. 저서 「예수는 어떤 공동체를 원했나?」로 국내에 잘 알려진 로핑크 신부는 ‘죽음’을 하느님과의 만남으로 풀어간 대신학자이다. 그는 하느님과의 만남인 죽음은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삶이라고 늘 가르쳤다.

둘은 현대 교회사 안에서 꼭 다뤄야 할 인물이다. 독일과 바티칸을 물론 세계 유수의 언론이 그들의 선종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룬 데 비해 정작 한국 언론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그들의 선종 소식이 널리 알리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어쩌면 보편 교회와의 연대가 부족한 우리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해 아쉬울 뿐이다. 교회의 큰 별인 두 분이 하느님을 만나 영원한 행복을 누리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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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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