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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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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내 마음이 얼마나 변화될 수 있는지 체험하고 나면, 그 사랑이 넘쳐서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아요.”

 

 

4월 5일 서울 예수회센터에서 열린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 첫 금요일 예수 성심 신심 미사 후 마련된 청년 회원들 뒤풀이 자리에서였다. 과자는 ‘그리스도의 몸’, 와인은 ‘그리스도의 피’라며 농담하는 청년들 중, 자칭 ‘고인물’이라며 웃던 유스티노씨의 나눔이었다. 평온한 어조였지만 큰 여운으로 다가왔다. 핵심은 “인격적 예수님 체험의 열매는 열매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열매를 맺어 과수원처럼 커져 간다”는 것이었다.

 

 

그의 고백에 청년 개개인의 영신수련을 동반하는 부책임자 신부님 공로가 크게 느껴졌다. 사제 한 사람이 전체 50명 넘는 청년 회원들을 한 사람씩 개인 면담하는 많은 시간을 희생한다는 게 상상되지 않았다. 사제가 이미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있고 그로써 내면에 사랑이 가득 차지 않고서는 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됐다.

 

 

그와 달리 다른 사람을 향할 줄 모르는, 사랑이 메말라 붙은 내 내면을 들여다보게 됐다. 인간 예수를 만나지 못한 것, 어쩌면 만날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늘 자신을 성찰한다고는 하지만 그 자리에는 예수가 빠져 있고 늘 나로 채워져 있었다. 그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의 뜻에 맡기기보다 내가 생각의 흐름을 주도하고 판단했다. 늘 과수원이 되길 꿈꾸지만, 정작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라는 어느 노래 가사처럼 황량한 나를 반성하게 됐다. 꼭 언젠가는 열매가 열리고 사랑이 차오르길 바랄 따름이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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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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