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한국 주교단 세월호 10주기 담화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가 15일 위원장 문창우(제주교구장) 주교와 위원 주교단 공동 명의로 세월호 참사 10주기(16일) 담화를 발표, 사회적 약자를 향한 열린 마음과 연대를 호소했다. 정부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국정을 운영해 줄 것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그 가운데 하나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루카 12, 6 참조)란 제목의 담화에서 “무엇보다 먼저, 세월호와 함께 차가운 바닷속에 스러져 간 삼백네 분의 고귀한 영혼들을 기억하며 이제 따뜻한 하느님의 품에서 영원한 평화를 누리기를 기원한다”고 위로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 한편에서는 이제 그만 잊으라고 다그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어 몸부림치고 있다”면서 “기억만이 살아갈 길인 사람들과 망각이 살길인 사람들 사이의 크고 작은 갈등과 대립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갈등과 대립의 모습, 비슷한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러한 모습은 세월호 참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은 그 근본 쇄신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끝낼 수도 없고, 끝내서도 안 된다”며 “정부의 재발 방지 대책 수립으로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 세월호 참사로 말미암아 ‘고통받는 사람 곁에 있어 주는 것’과 ‘그러한 고통의 원인이 된 사회적 조건들을 바꾸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모든 형제들」, 186항)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숭고한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위원회는 “''세월호''라는 배 이름에 묻히고, ‘희생자 304명’이라는 숫자에 가려진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이름을 정성껏 부르고자 한다”며 희생자들 이름을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함께 타신 분들’·‘선원’·‘선상 아르바이트생’으로 구분해 담화에 모두 명기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