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평위, 세월호 참사 10주기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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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꼭 10년.

한국 교회는 잊지 않겠다던 다짐을 기억하며 지난 10년의 시간을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오늘까지 슬픔의 무게가 여전한 이유는 우리 사회에 참사와 비극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세월호 참사 10주기 미사를 봉헌하고 사회주교위원장 명의로 담화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첫 소식, 김영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장음] “김주아, 김현정, 문지성, 박성빈...”

광주대교구 목포 산정동성당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차례로 울려 퍼집니다.

미사를 주례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김선태 주교는 “희생자들을 진심으로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으로 소중하고 그 무엇과도 대신할 수 없는 존엄한 존재임을 잊지 말자는 당부에서입니다.

<김선태 주교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과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해서도 진심으로 기도하게 되고, 이를 위해 우리 각자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려는 결심을 하게 될 것입니다.”

미사 중에는 사회주교위원회 명의의 세월호 참사 10주기 담화가 발표됐습니다.

사회주교위원장 문창우 주교는 “세월호 참사와 비슷한 참사가 계속 일어나는 것을 보면 세월호 참사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국정을 운영해 주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문창우 주교 /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장>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은 그 근본 쇄신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끝낼 수도 없고, 끝내서도 안 됩니다.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염원합니다.”

단원고 2학년 4반 김웅기 학생 어머니 윤옥희씨는 “모든 재난 참사 피해자들의 권리가 회복되고 연대하며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 사회를 만드는 일에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옥희 데레사 / 세월호 희생자 김웅기 제준 이냐시오 어머니>
“부모로서, 엄마로서 많이 부족했고 모자랐던 이 엄마에게 반듯하고 착하게 잘 다녀간 우리 이냐시오. 엄마 아빠가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진도 팽목항에는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이곳에는 10년을 하루 같이 유가족의 손을 잡아 주는 치유의 동반자가 있습니다.

바로 작은 공소 ‘팽목성당’ 지킴이 손인성·김영예씨 부부입니다.

이들은 매일 오후 2시면 어김없이 성당에 도착해 초에 불을 밝힙니다.

<김영예 바울라 / 광주대교구 진도본당>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처음에는 아파서 흘리고, 계속 이 성당도 많은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장소가 됐어요.”

부부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지금처럼 기도하면서 팽목성당을 지킬 계획입니다.

<김영예 바울라 / 광주대교구 진도본당>
“유가족이 제일 원하는 게 진상 규명이잖아요. 진상 규명도 되고, 희생자들로 인해서 온 세상이 꽃 피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