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2019년 대화재 후 복원 중인 파리 노트르담대성당의 일부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적인 작품으로 교체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바티칸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최근 퐁피두 센터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베르나르 블리스틴(Bernard Blistène)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문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현대적인 스타일의 스테인드글라스 설치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프랑스 정부는 노트르담대성당 남측 성전의 스테인드글라스 7곳 가운데 6곳을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로 교체하고, 19세기에 제작된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는 향후 건설될 대성당 역사박물관에 옮겨 전시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오는 6월까지 1차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11월 최종 선정 과정을 거쳐 2026년 이후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 설치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말로 예정된 성전 재개방까지는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를 그대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 교체 작업은 프랑스 파리대교구장 로랑 울리히 대주교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울리히 대주교는 2019년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직후 성전에 복원 흔적을 남기기 위해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식으로 교체하자고 제안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지하고 나서면서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는 19세기 대표적 건축가이자 중세 건축물 복원가인 외젠 비올레르뒤크가 1859년 성당 보수 공사 당시 디자인한 것으로, 2019년 화재 때에도 큰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와 교회의 의지와는 별개로 스테인드글라스 교체를 바라보는 여론은 곱지 않다. 프랑스 국민과 비평가들은 “문화 유산에 대한 존중 부족”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를 유지해 달라는 청원서에 12만여 명이 서명하기도 했다. 일부 국민들은 이같은 방안이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반달리즘’에 해당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15일 오후 6시 20분 경 발생한 화재로 대성당 첨탑과 지붕이 대부분 파괴됐으며 상부 벽이 심각하게 손상됐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말 대성당 재개방을 목표로 복원을 진행 중이며, 파리대교구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12월 8일을 전후해 대성당 복원 축복 미사를 거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