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탁’이라는 말이 있다. 넓은 의미에선 국가나 지자체가 공익에 도움이 되는 일을 시민이 주체가 되도록 자원봉사에 위탁하는 것도 민간위탁에 들어간다.
요즘 교회 내에도 평신도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민간위탁처럼 지역에 대한 이해도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에서 평신도가 주체가 됐을 때 더 효율적인 일들이 많다. 수원 조원동주교좌본당의 집수리 봉사단체 ‘사랑나눔봉사단’은 평신도가 주체적으로 사목에 참여한 모범적 예다. ‘사랑나눔봉사단’은 평신도가 비신자 봉사단체를 경험하고 교회 내에도 어려운 이웃의 집을 고쳐주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인식해 자발적으로 결성됐다.
봉사단의 취지는 수원교구 사목 방향 중 하나인 ‘외적 복음화’에 들어맞았다. 덕분에 창단 취지에 공감한 본당 주임 신부의 지원 아래 본당 사회복지분과에 소속된 공식 단체가 됐다. 수원교구 도시변방위원회 이준섭(도미니코) 신부는 “교회에 집수리봉사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본당 소속으로 이미 있다는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봉사단을 보수가 필요한 지역 노숙자쉼터와 연결해 줬다. 평신도가 시작한 것에 본당과 교구 부서의 사목자가 공식성을 부여해 완성했다. 성공적인 ‘신자위탁’의 모습이다.
본당 사목자와 신자 간 협력은 좋은 ‘시너지’를 낸다. 하지만 교회라는 특수성 때문에 ‘민간위탁’보다 어려운 과제도 많다. 평신도 스스로 어색해하지 말아야 하고 사목자는 정확한 식별능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듯 ‘사랑나눔봉사단’처럼 평신도로서의 장점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조금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