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4월 22일 ‘구요비 주교와 함께하는 생명 피정-라헬의 땅 순례’를 개최하고, 새로 마련한 비문석을 축복했다.
‘라헬의 땅’은 서울대교구가 1994년 자녀를 잃고 울부짖는 구약의 여인 ‘라헬’(예레 31,15)에서 이름을 따 경기도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 내에 조성한 낙태아의 묘다.
이번 순례에는 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와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를 비롯한 6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구 주교 주례 미사를 봉헌하고, 손상된 기존 비문석을 교체하며 낙태 없는 세상을 기렸다. 신자들은 이름 한 번 불리지 못하고 낙태로 희생된 태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묘에 나무 십자가를 세웠다.
‘죽은 이들을 위한 올바른 기도’를 주제로 오 신부의 강의도 이어졌다. 오 신부는 “교회는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를 바치는 아름다운 전통을 지니고 있다”며 “천상에 있는 이들은 그리스도와 더 친밀하게 결합되어 있기에 하느님 나라 건설과 완성을 위해 주님을 통하여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끊임없이 하느님 아버지께 전구하자”고 강조했다.
라헬의 땅 순례는 2016년 10월 ‘자비의 희년’을 맞아 낙태 등 사회에 만연한 생명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무관심을 뉘우치고 속죄하고자 처음 마련됐다.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진행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