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을 비롯한 종교계가 종교상담 전문가를 ‘비전문가·비과학’으로 매도한 한국심리학회 측에 대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한국심리학회는 최근 “보건복지부의 ‘국민의 마음 건강을 위한 사업’에 과학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비전문가들이 개입하려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종교 상담계를 비전문 분야로 규정했다. 이에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한국목회상담협회(개신교)·명상심리상담학회(불교)·원불교상담학회는 이같은 발언을 한 한국심리학회 측에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전 국민 마음투자 사업’을 주관하는 보건복지부에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가톨릭은 ‘영성 상담’, 개신교는 ‘목회 상담’, 불교는 ‘명상’, 원불교는 ‘마음공부’란 명칭으로 종교상담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심리학회는 앞서 회원들에게 공지를 보내 “심리학을 표방한 유사 학술 및 교육, 종교단체들이 비윤리적·정치적 연대로 위협하고 있다”며 “한국심리학회는 정당한 학술 및 교육 활동과 학회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자 하는 외부 세력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현민(수원교구 중견사제연수원 영성담당) 신부는 “한국심리학회의 주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선과 아집이 가득한 독설이자, 타학제의 전문성을 모욕하는 발언”이라며 “이는 종교상담이 지금까지 국가와 사회가 할 수 없었던 국민들의 마음을 돌봤던 역할, 상담과 심리치료 영역에서 종교·영성적 접근의 과학적 타당성을 입증하는 많은 학문적 성과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심리학회의 이런 태도 안에는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예산 479억 원)이 자리하고 있다”며 “현재 보건복지부는 이 사업을 수행할 민간자격 상담 전문가들을 선정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심리학회는 자신들만 유일한 과학적 상담의 전문성을 보장하는 단체라고 하면서 종교 기반의 상담은 모두 비과학적이고, 종교 상담인들을 모두 비전문가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이어 “가톨릭교회는 일반 심리상담 이론과 실제에 가톨릭 영성을 통합한 상담전문가를 양성하고자 2008년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를 창립해 교회 가르침과 영성을 기반으로 한 심리적 돌봄을 수행해오고 있다”며 “현재 신학·철학·교육학·상담학·임상심리학 등 다양한 학제의 전공자들이 심리상담 교육과 수련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로 양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