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교회가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주교 후손들과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후손들은 서울대교구가 현재 추진 중인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시성 절차 및 현양사업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본지가 공식 확인했다.
본지는 지난 4월부터 브뤼기에르 주교의 고향인 카르카손-나르본교구와 연락을 취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카르카손-나르본교구 또한 현재 브뤼기에르 주교 현양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서울대교구가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시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카르카손-나르본교구장 브루노 발렌틴 주교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브뤼기에르 주교의 ‘고향’인 우리 교구 역시 주교님의 현양사업에 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교님을 더욱 널리 알릴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서울대교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브뤼기에르 주교의 후손들은 카르카손-나르본교구를 통해 오랫동안 집안에서 소장해오던 제의와 십자가 등 유품은 물론, 브뤼기에르 주교의 묵주, 선종 한 달 전인 1835년 9월 28일자로 보낸 서한 등 다른 유품들까지 찾아 확인하는대로 서울대교구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발렌틴 주교가 밝혔다.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시성에 매진하고 있는 서울대교구로선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카르카손-나르본교구 내에는 생가 등 브뤼기에르주 주교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많이 남아있다. 발렌틴 주교는 “현재 브뤼기에르 주교가 태어난 레삭도드(Raissac d?Aude) 지역에는 그의 생가가 보존돼 있고, 이외에도 그가 세례받은 세례대(세례반)와 사제의 꿈을 키운 소신학교(현 보제주르고등학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브뤼기에르 주교의 후손 여부를 비롯해 그의 발자취를 확인할 유물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한국 교회도 크게 반겼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총무 겸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부위원장 박선용 신부는 “한국에서 주교님의 후손도 찾지 못하고 관련 유물 정보도 잘 확인하지 못했는데, 유물 기증이 실현된다면 서면으로만 남아있던 브뤼기에르 주교의 흔적을 공식적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단절돼 있던 역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고, 시복시성 추진에도 법적 증거물로 사용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