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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주 하느님 크시도다 (김혜진 베로니카,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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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 때~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크시도다, 주 하느님.”

5월 2일 목요일,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님의 의정부교구장 착좌 미사에서 교구 사제단이 신임 교구장을 맞이하면서 축가로 부른 성가 ‘주 하느님 크시도다’가 아직도 제 귓전에 맴돌고 있습니다.

20대를 오롯이 가톨릭청년성서모임에서 보낸 저는 성서 연수 봉사를 하면서 감사하게도 가톨릭대학교에서 재직 중이셨던 신부님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성신교정의 교수로서 정년 퇴임하신 분들도 계시고, 몇 분의 신부님은 주교님이 되셔서 교구의 일을 하시는 대사제가 되셨는데, 이는 제게 ‘영광’, ‘보람’, ‘기쁨’, ‘감사’의 의미를 지닙니다.

청년 시절처럼 격의 없이 신부님들과 직접 대면하여 강론을 듣거나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그분들의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지향은 제 삶의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구장님들의 취임 미사는 교회의 큰 행사이자 축복된 자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손 주교님과는 개인적 인연도 있어서 이번 의정부교구장 착좌 미사에 꼭 참여하고 싶었지만, 수업이 있는 날이라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아쉬움을 달래면서 가톨릭평화방송에서 유튜브에 업로드한 착좌 미사 녹화 방송을 시청하였습니다. 녹화 방송의 러닝타임을 보니 거의 세 시간이라서 ‘이걸 언제 다 보나, 얼마나 지루할까?’, ‘주교님과의 의리로 다 봐야지’ 등 별별 생각을 하면서 방송 시작 버튼을 눌렀는데 진짜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한 시간도 채 안 되어 미사가 끝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보아라 우리의 대사제’ 성가를 배경으로 수백 명의 사제단과 수십 명 주교님의 동시 입장은 우리 교회에 든든한 목자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의정부교구장 착좌록의 서명과 목자 지팡이의 전달은 교회법의 권위와 엄중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교구장님과 주교단과의 평화의 인사는 사제간의 존경·애정·공감의 깊이를, 교구장님의 취임 강론 말씀은 교회의 일치·화합과 그리스도 공동체의 역할과 책임을, 교황대사 직무대행·주교님·신부님·정치인·평협 회장님 등 교회와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계시는 일곱 분의 축사는 진심의 아름다움을, 그곳에 자리한 5000여 명의 신자는 교중이 가진 기도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미사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하느님과의 만남, 복음 말씀을 통한 묵상과 감화, 성가를 통한 감동을 이번 의정부교구장 착좌 미사 방송에서 강하게 체험했습니다.

온라인 강의보다 실제 교실 현장에서 수업하는 것을 훨씬 더 선호하는 저는 미사 또한 당연히 성당에서 직접 드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처럼 방송을 통한 미사에는 사실 별로 관심이 없고 평소에 눈길을 잘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교회 전통과 역사로 축적된 경건함과 엄숙함과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과 미소가 함께하는 미사는 비대면일지라도 대면과 다름없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깨달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가톨릭평화방송과 가톨릭평화신문에 약소하지만 정성된 마음으로 후원금을 보탭니다. 저처럼 시간이나 상황이 여의치 않은 분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널리 퍼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김혜진(베로니카,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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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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