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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는 곳은 천국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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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본격화된 몽골 선교. 여러 수도회와 대전교구에서 사제와 수도자를 파견해 선교의 기반을 다졌지만, 교세는 좀처럼 확장되지 못했다. 몽골의 선교사들은 여러 가지 원인을 지목했다. 먼저 9개의 본당 중 수도 울란바토르에 6개가 있지만 심각한 교통난과 먼 거리 등의 이유로 매주 미사 참례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선교를 펼친 한국 이단 종교로 인해 가정파괴, 경제적 피해를 겪은 몽골인들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반감, 인격적으로 신을 만나는 그리스도교 교리에 대한 거리감 등이 뒤를 이었다.


애초에 예수님을 몰랐던 사람들에게 “좋은 곳이니 성당에 오라”는 식의 선교는 잠시 영세자를 늘릴 수 있을진 모르지만, 마음 안에 신앙의 토대를 만들진 못했다. 몽골인을 사랑했던 고(故) 김성현 신부는 그들과 함께 사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가 세상을 떠나고 1년 뒤 찾은 몽골. 예수님을 몰랐던 몽골인들은 “김성현 신부님을 통해 예수님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부님은 항상 저희를 사랑하신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신앙생활에 필요한 미사참례, 성경과 교리공부를 앞세우기 보다, 먼저 사람들을 사랑했고, 그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그의 진심은 몽골인들이 예수님 품으로 스스로 들어오게 만들었다. 예수님이 없는 줄 알았던 곳에 이미 예수님은 와 계셨던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 불행이 내게만 일어난 것 같은 절망을 경험한다. 김성현 신부가 20여 년 전 몽골에서 겪은 상황도 낙관적이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있는 자리를 천국으로 만들었다. 그 힘은 복음적인 삶의 실천에 있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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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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