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사 중 사제가 어느 방향을 바라볼지를 놓고 논쟁이 거듭되고 있는 인도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주교단과 평신도들을 만나 전례 논쟁을 끝내 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5월 13일 교황청에서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수장인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장 라파엘 타틸 상급대주교 등 사제단과 평신도들을 만나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의 분열은 악마가 하는 일로, 악마는 사제와 신자들을 자신들만이 옳다고 현혹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한 “악마는 주님께서 자신을 희생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분열하지 말고 하나가 되라고 말씀하신 간절한 소망을 좌절시키는 존재”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일치는 요청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의무이고, 특히나 순명을 약속한 사제와 관련된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면서 “믿는 이들은 사제에게 자비와 온유의 모범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인도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특히 에르나쿨람-앙가말리대교구에서는 지난 20년 이상 미사 중 성찬 전례에 대해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사제들은 신자들을 바라보며 미사를 봉헌해 왔지만, 일부 사제들은 동방전례 전통에 따라 제대를 바라보며 미사를 주례하기를 고집했다. 이에 따라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는 1999년 전례 논쟁 해결을 위한 시노드를 열고 통일 전례서를 채택해, 성찬 전례 동안에만 사제가 제대를 바라보도록 정했다. 그럼에도 몇몇 사제와 신자들은 사제가 미사 전례 내내 신자들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쟁이 이어졌다.
교황은 인도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사제단과 평신도, 로마에 거주하고 있는 같은 교회 신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기 고집을 꺾지 않으면서 완고함과 분열로 나아가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며 “아버지가 탕자를 대하듯, 우리는 분열을 고집하는 이들이 회개하고 언제든 어렵지 않게 돌아올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 놓자”고 당부했다. 이어 “토론과 논쟁이 필요하지만, 자만심이나 폄하, 질투는 하느님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고 절대로 일치와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면서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신자들은 자신의 소속감을 성장시킴으로써 전례적, 신학적, 영적, 문화적 전통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요청했다.
교황은 마지막으로 “나는 시로말라바르 전례 교회 주교단을 돕기 원하고, 평신도들은 주교단의 지도를 받는 것이 교회가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