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보나(신문취재팀 기자)
비스킷 1300개, 우유 240ℓ, 달걀 100개, 감자 25kg?.
18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한국에서 생활하는 스페인 청년 서지환씨. 그는 인터뷰 도중, 아이를 한두 명 낳는 한국인들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의 형제자매들은 가정에서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경험했기에 모두 각자의 가정을 갖고 싶어한다고 했다. 18명의 자녀를 출산했다는 것은 그저 다른 세상 이야기로 치부된다. 서지환씨 관련 기사들을 검색했다. 8년 전 그의 부모를 인터뷰한 기사를 찾았다.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서지환씨 부모가 구매하는 한 달 식료품 용량이었다. 탄산음료나 주스·초콜릿은 파티에서나 볼 수 있는, 자주 먹을 수 없는 간식이고, 과일과 채소는 가게에서 무료로 얻는 게 많다고 했다. 아이들은 돈이 필요하면 스스로 벌어서 쓰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그는 남녀가 혼인하려면 생명에 열려있어야 하고, 자녀는 신앙 안에서 키워야 함을 가정에서 배웠다고 했다.
서지환씨는 ‘우리 엄마 인스타’라며 SNS 계정을 보내왔다. 서지환씨 동생 13명과 함께 살고 있는 로사 피크(59)씨 일상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떴다. 1989년 결혼한 이듬해부터 19년 동안 거의 해마다 자녀를 출산한 로사 피크씨는 우비를 입고 산티아고 길을 걷고 있었다. 자녀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흥에 겨워 춤을 추는 삶의 장면들이 기록돼 있었다.
저출산이 SNS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돈 적 있다. 호텔에서 아이랑 놀아주는 사진들을 보며 ‘나는 저렇게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출산을 기피한다’는 보여주기식 허세 문화를 꼬집는 이야기였다.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데는 본질적으로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그의 어머니가 삶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씨의 어머니 계정(www.instagram.com/comoserfelizconunodostreshijos)을 공유한다. 팔로우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