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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김호중은 왜 거짓말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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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의 복음성가 ‘기적의 하나님’은 예기치 않은 고난과 슬픔을 겪을 때, 하느님께서 기적을 통해 도움을 주신다는 가사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가 널리 알려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교회에서 부른 한 트로트 가수의 열창 때문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문제아였지만 음악을 통해 파바로티를 닮은 음악가로 성장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삶이 하느님의 기적이라는 그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기적의 하나님”을 열창했습니다. 그 가수는 바로 가수이자 성악가인 김호중 입니다. 그런데 지금, 김 씨는 기적의 하느님에게 감사가 아니라 고해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김호중 씨는 음주운전과 뺑소니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사고 후 그의 행동은 많은 사람을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차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사실이 드러나자 관계자들과 입을 맞춰 증거를 없앴습니다. 도망치고 증거가 나올 때까지 버텼습니다. 거짓말을 거짓말로 덮었습니다. 

자신을 향한 비난이 들끓는 와중에도 김 씨는 공연을 강행하기도 했습니다. 팬들 앞에서 억울하게 죄를 지은 희생양처럼 행동하며 동정심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증거가 나오자, 사고 열흘 만에 음주운전과 뺑소니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사과한다는 말과 달리 검찰 고위간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며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자세입니다.

김 씨가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김 씨의 일부 팬들의 어긋난 사랑이 있습니다. 삐뚤어진 사랑은 사실을 바로보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며 일방적으로 그를 감쌉니다. 혐의 내용은 김 씨에 대한 언론의 조작과 공격이라고 봅니다. 어떤 팬은 하느님에게 김 씨를 지켜달라는 동영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영상에 나오는 노래는 김 씨가 열창했던 ‘기적의 하나님’입니다. 하지만 지금 김 씨와 그의 일부 팬들의 기도를 들으신 하느님은 지금 어떤 마음이실까.

김 씨와 일부 팬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지금 우리 사회의 자화상입니다. 상식과 도덕성이 흔들리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대표적으로 정치권이 그렇습니다. 여야 모두 깨어있는 시민이 아니라 강성 팬덤이 지배합니다. 강성 팬덤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며 정치를 해석합니다. 사실이 들어나도 공작과 조작이라고 거부합니다. 우리 정치인, 우리 진영, 우리 정당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런 팬덤을 배경으로 불법을 저지른 정치인도 두려움이 없습니다. 거짓말, 버티기, 희생양 코스프레를 합니다. 그 흔한 자숙의 모습도 없습니다. 독재 운운거리며 당당하기까지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 5, 37).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씀입니다. 지금 우리의 도덕과 상식은 삐뚤어진 사랑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거짓에 ‘참’이라고 말하고 참된 것에 ‘아니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거짓은 다시 거짓으로 감추려고 합니다. 하지만 도덕과 상식이 흔들리는 걸 바라만 볼 수 없습니다. 변함없는 하느님을 바라보며 바른 양심을 키워야 합니다. 바른 상식과 도덕을 가진 이로 거듭나는 일이 바로 하느님이 바라시는 기적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김호중은 왜 거짓말을 했나?>입니다. 우리 사회에 삐뚤어진 사랑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참된 사랑이 넘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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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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