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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우경식 원장이 보여준 의료인의 길 본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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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가톨릭대 의대는 가톨릭 의료인으로 소명을 실천한 고 선우경식 의사를 ‘제1회 자랑스러운 가톨릭 의대인’으로 선정했다. ‘쪽방촌의 성자’로 알려진 선우경식 의사가 행려인들의 무료 진료소 ‘요셉의원’을 설립하고, 가난한 환자들을 치료해준 것은 물론, 그들에게 밥과 옷·집까지 제공해준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요셉의원을 운영하는 요셉나눔재단법인과 가톨릭 의대가 마련한 심포지엄은 ‘의사 선우경식’의 삶과 영성을 더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그는 의료현장에서 질병 치료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환자가 처한 환경, 사회와 가정 안에서 단절된 채 살아가는 고독과 소외에 관심을 가졌다. 무엇보다 스스로 자립해 사회 공동체 안으로 복귀하도록 전인 의료를 실천했다. 그가 환자들에게 밥과 옷·쉼터를 제공한 이유다. 그는 샤를 드 푸코 성인의 영성을 삶으로 실천했다.

한국 의료계에는 의료와 영리가 동반 관계를 맺어선 안 된다는 통념이 존재하지만, 이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 대부분 병원과 의원은 개인 투자로 설립돼 진료 수입으로 운영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진료가 필요한 가난한 환자들에게 돈을 받지 않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가장 능력 없는 환자가 하느님이 자신에게 보내주신 선물”이라 고백했던 의사 선우경식은 자신을 비우고 더 낮은 삶을 갈망했던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었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 수호에 봉사한 가톨릭 의료인이자 신앙인으로서의 표양은 이 땅의 가톨릭 의료인들이 본받아야 할 덕목이다. 1954년에 개교해 참된 의료인 양성을 위해 힘써온 가톨릭대 의대가 ‘10회 졸업생’ 선우경식 원장이 보여준 의료인의 길을 본받아 한국 가톨릭 의료 역사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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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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