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위 시복 10주년을 맞아 복자 27위가 순교한 ‘한국 교회 최대 순교성지’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순교자 후손과 함께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는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인 5월 29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홀에서 기념 미사를 거행했다. 복자 윤지충(바오로)·정약종(아우구스티노)과 조숙(베드로)·권천례(데레사) 부부와 하느님의 종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이승훈(베드로)의 후손들이 참여했다.
윤지충 복자 후손인 윤재석(지충 바오로, 서울 중림동약현본당)씨는 “2014년 8월 16일 광화문광장 시복식 현장에 있었는데,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이렇게 미사에 참여하고 전례 봉사까지 할 수 있어 큰 은혜”라며 “후손으로서 기쁘고 감사한 만큼 참된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미사는 순교자현양위원장 겸 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와 염수정 추기경·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했다. 구 주교는 강론에서 “신앙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것으로, 주님을 따르는 일은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며 “물질이 모든 것보다 우선하는 현대인 삶 속에서 신앙을 지키고 성장시키는 것은 박해와 순교 시대만큼이나 어렵다고 할 수 있기에 세속의 유혹과 악의 힘을 거슬러 믿음을 지키는 것 자체가 오늘날 승리요, 순교자의 삶”이라고 역설했다.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축성·봉헌 5주년 축하식도 미사 중 거행됐다. 2019년 5월 29일 당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서소문 성지 축성·봉헌 미사가 거행된 것을 기리기 위해서다. 이어진 축하식에서는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건축 작품집」도 봉헌됐다. 성지가 현재 모습을 갖추기까지의 노력을 정리한 368쪽짜리 책이다.
염 추기경은 “서소문 성지는 배척받고 소외됐던 순교자들이 실은 진주이자 보석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장소”라면서 “조성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하다. 서소문 성지를 더욱 아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