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가 최양업(토마스, 1821 ~1861) 신부 선종일인 6월 15일을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의 날’로 처음 제정,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종강 주교 명의의 ‘최양업 신부 선종 163주년 기념 담화’를 발표했다.
김 주교는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의 날을 지내며’라는 제목으로 낸 담화에서 “이 땅에 복음을 전하고자 온 힘과 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온 삶을 길 위에 쏟아부으신 최양업 신부님의 숭고한 신앙을 깊이 생각하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주교는 이어 “한국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을 위하여 마음과 뜻을 함께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가 한마음으로 모여 기도할 때, 전구 기도를 통한 치유 기적의 선물도 주어지며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시성도 하루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주교는 앞서 “최 신부님은 박해를 피해 심심산골에 흩어진 교우들을 찾아 7000리(2800㎞)가 넘는 험한 산길을 다니시며, 선종하시기까지 12년 동안 전국 120여 곳의 교우촌을 순방하셨다”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쉼 없이 길 잃은 양들을 찾아 나선 ‘길 위의 목자’이자 ‘땀의 순교자’셨다”고 전했다.
김 주교는 시복 절차를 안내하면서 “최 신부님의 시복을 위한 다음 절차는 기적 심사”라며 “이 기적 심사는 최양업 신부님께 ‘전구(轉求)’를 청하여 얻은 다양한 은총 체험 가운데 특히 기적적으로 치유된 사례를 수집하고 입증하는 절차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구 기도는 특별히 위중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본인·친지)의 기적적 치유를 위하여 최 신부님의 전구를 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구 기도를 바칠 때엔 구체적인 사람의 치유를 지향으로 주모경·묵주 기도 등과 함께 ‘가경자 최양업 신부 시복 시성 기도문’을 바쳐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각 교구에 배포한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 안내’ 리플릿을 참조하면 된다.
김 주교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지난 3월 춘계 정기총회에서) 최양업 신부님의 선종일에 특별히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기원하면서 ‘전구 기도의 날’로 지내기로 했다”면서 “(이는) 아직 신부님의 신앙과 영성을 오롯이 따르며 살지 못했다는 반성과 시복을 위한 전구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성찰에 따른 것”이라고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