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이다. 남북분단이라는 아픔을 안고 사는 한국교회는 1965년부터 6월 25일에 가까운 주일을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기념해 왔으며, 1992년에는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2017년부터는 6월 25일에 이날을 기념하며, 남북의 진정한 평화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남북한 현실은 평화나 화해와는 거리가 멀다. 대화는 실종됐고,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9·19 군사 합의는 무력화됐다. 북한은 미사일 시험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상대를 위협하는 군사 훈련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남북 관계를 같은 민족이 아니라 적대적인 두 국가,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라고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군사력이라는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오물 풍선‘에 확성기를 통한 대북 선전으로 대응하고, 한미일 공조라는 이름으로 북중러와 냉전적인 대결에 나서고 있다. ‘힘을 통한 평화’를 외치는 소리에 남북이 서로 공존하며 궁극적으로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당위성마저 부인되고 있다.
남북관계가 파탄의 지경에 빠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종강 주교는 우리의 ’회심‘을 강조했다. 적대적 분단 구조 안에서 우리가 과연 북한을 진정으로 ‘동포’로 대했는지 반성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겸손한 마음과 진솔한 회심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변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질 때 참된 일치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